노무현vs심상정, 한미FTA 공방 쟁점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1.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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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평가·시장개방 두고 엇갈려
-'신자유주의' 공방도

노무현vs심상정, 한미FTA 공방 쟁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토론가이자 달변가다.

두 사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쟁점은 무엇이고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떻게 다른 걸까.



◇한미 FTA 재협상인가 폐기인가

노 전대통령- 폐기해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재협상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국제적으로 금융제도 재편 논의가 있다. 한미 FTA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하고, 고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한다. 어차피 재협상 없이는 발효되기 어려운 협정이다.



심 대표-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위험을 느꼈다면, 제조업을 경시하면서 금융허브를 발전 동력으로 삼고자했던 무모함과 금융자유화를 제도선진화로 잘못 이해한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

노 전대통령-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할지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내가 먼저 한미 FTA를 폐기하자고 깃발을 들어야 하는 것인가.

심 대표- 세계적인 위기 상황과 미국 오바마 정권이 등장한 이래 현실성이 없게 된 것은 한미 FTA 폐기 주장이 아니라 한미 FTA에 대한 맹목적 집착이다.


◇한국 경제, 개방이 더 필요한가

심 대표- 외환보유고 세계 6위인 나라가 왜 사색이 되어 난리인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분별한 개방 때문 아닌가. 그런데도 여전히 한미 FTA만이 살 길인가.

노 전대통령- 개방은 세계적인 대세다. 한국은 많은 분야에서 개방을 했지만 우리 시장을 외국 기업에게 다 내주지는 않았다.

심 대표- 대한민국은 한미 FTA가 아니라도 이미 최고 수준으로 개방이 된 나라다. 한미 FTA는 과도한 개방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또 메가톤급 개방을 하는 것이다.

◇한미 FTA와 금융개방, 현재의 금융위기 관련 있나

심 대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던 동북아 금융허브론은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미국 금융자본의 탐욕에 편승하고자 했던 것이다. 또 미국과의 FTA라는 외부충격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제도의 선진화는 결국 투기와 거품의 온상을 만들었던 위기의 주범이었음이 확인됐다.

노 전대통령-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에는 규제 개혁과 개방 과제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직 발효되지 않은 상태이고 이번의 금융위기와는 관련이 없다. 한미 FTA 안에는 금융 규제의 완화나 개방에 관한 조항이 있다 없다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 역시 이번 금융위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심 대표- 한미 FTA는 지금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예를 들면 자본시장통합법은 한미 FTA와 연동된 대표적인 법이고 노무현 정권 때부터 추진돼 왔다.

◇자동차시장 개방 여파는

심 대표-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한국 자동차 시장 개방) 요구를 수용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과 노동자 그리고 내수기반의 궤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안내주면 한미 FTA협정은 물건너 갈 수 있다.

노 전대통령- 우리 자동차 산업의 문제를 너무 침소봉대했다. 그래서 보호주의로 국내시장이라도 지키자는 것인가. 이제 우리 자동차는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 시장에서도 보호정책이 아니라 가격과 기술력으로 경쟁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보호 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다른 분야다.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부였나

노 전대통령- EU도, 중국도, 인도도 FTA를 하는데 이들 나라가 모두 신자유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왜곡되고 남용되고 있다.

심 대표-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식, 미국식 FTA가 신자유주의의 전형이라는 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이야기다.

노 전대통령- 신자유주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작은 정부 사상이고 부자를 위한 정책, 시장의 강자를 위한 정책이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모두 복지지출 증대, 정부역할 확대, 부동산 투기억제, 균형발전 중시 등 신자유주의로 규정할 수 없는 면도 많았다.

[공방 일지]

-11월 10, 11일 노 전 대통령, 온라인 토론사이트 '민주주의2.0'에 한미 FTA 재협상론 제기
-12일 심상정 대표, "한미 FTA 폐기해야" 노 전 대통령에게 토론 요구
-16일 노 전 대통령 반박글
-18일 심 대표, 라디오 출연해 재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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