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남자 36% 비만..우리도 비만공화국(?)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11.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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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자 100명 중 무려 36명이 비만이라는 정부의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비만공화국'으로 불릴만한 수준이 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비만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다. 이 지수가 25 이상일 경우를 비만으로 분류했다.

한국 남자 평균키 174cm(2006년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약 76kg이 넘으면 BMI 25를 웃돌아 비만이 된다. 몸무게가 91kg을 넘으면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이다. 물론 단순히 BMI만으로 비만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다. 개인에 따라 체지방, 근골격 등의 차이가 있다.



BMI를 통한 비만 분류기준은 서양과도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가 고도비만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BMI 30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30을 기준으로 미국의 비만 인구는 전체의 32.2%다. 미국이 비만과의 전쟁에 나선 이유를 알만하다.

BMI와 함께 사용되는 비만 기준의 하나는 허리둘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남자의 경우 허리둘레가 90cm(약 36인치)를 넘어서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여자의 경우는 80cm(약 32인치)이상이 비만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남자 102cm, 여자 88cm를 비만으로 분류한다. 유럽의 경우에는 남자 94cm, 여자 80cm를 기준으로 한다.



이같이 비만의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복지부가 BMI 25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 이유가 있다. BMI 25를 기점으로 질병패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BMI 30를 기점으로 그 전과 질병패턴이 다른 모습을 보였고, 이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비만을 분류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BMI 30 이상은 4.1%로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당뇨병 등 비만과 연계된 질환이 선진국 수준으로 많아진 점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어찌됐든 우리나라도 이제는 비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가 됐다는 것을 이번 조사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국내 비만율은 1998년 26%에서 지난해 31.7%로 증가하며 미국처럼 비만율 30%대에 도달했다. 무엇보다 10년 전 25.1%로 평균보다 낮았던 남자 비만율이 36.2%로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남자 중에서도 특히 60대(46.2%), 50대(42.4%), 30대(41.7%) 등의 비만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자는 37.9%로 그나마 낮은 편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여자는 10년전과 비교해 거의 비만율이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자 비만율은 1998년 26.2%에서 2001년 27.4%로 늘어난 뒤 감소, 2007년 26.3%를 기록했다. 젊은 여자들을 중심으로 운동, 식이요법 등 외모관리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대와 30대 여자의 비만율이 각각 12.6%와 12.8%로 낮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여자는 폐경기를 전후해 비만율이 크게 증가, 50대와 60대에서 각각 43.1%와 58.4%를 기록했다.

비만율 증가는 고지혈증과 당뇨 등 관련 질병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복지부는 미국처럼 적극적인 비만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비만관리종합대책 마련을 하련하는 한편, BMI 30 이상인 고도 비만환자의 치료비 등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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