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중앙지검 김수남 3차장검사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 땅의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며 "(김 위원)본인이야 이미 범법자가 됐지만 그 범법자를 붙들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이라도 김 위원은 법집행에 순순히 응해주길 촉구한다"며 "그 길만이 마지막 남아있는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 위원과 민주당 측이 계속 영장 집행을 막아 시한 만료까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할 경우 영장을 다시 청구해 영장 집행 시한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지 문제(영장 재집행 여부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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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갑근)는 16일 오후 김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김 위원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4시께 김 위원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 수사관 8∼9명을 보냈으나 민주당 의원과 당원 등 100여명이 정문에서부터 진입을 막아 김 위원을 구인하지 못한 채 1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양측은 이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 측은 "사법부의 결정을 따르라"는 검찰의 요구에 "정당 당사에 구속영장을 집행한 적이 없고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며 맞섰다.
김 위원은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 총선을 앞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인 등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4억7000여만원을 본인 명의와 차명계좌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김 위원은 '야당탄압' 등을 주장하며 2차례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모두 불응했으며 법원은 지난 14일 피의자 심문절차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김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