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언행불일치 외국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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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 하나금융지주 부정적 보고서 후 223만주 매집

외국계증권사들이 '겉으로는' 국내금융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도 '속으로는' 금융주를 사들이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59,500원 0.00%)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 발표 이후 종목보고서를 중단키로 한 JP모간은 대량으로 이달 들어 하나금융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S&P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건설사 PF대출 등 위험을 거론하며 국내 금융주들의 신용등급을 낮췄지만, 외국계증권사는 매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의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금융주를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100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는 것을 비롯해 지난 7거래일간 외국인들은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며 142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17일 오전 하나금융지주 179억원과 외환은행 27억원 등 은행주들을 집중 매수하면서 순매수 상위에 올려놓고 있다.

특히 JP모간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종목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난 10일 JP모간 창구를 통해 198만2930주를 순매수했다. 10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223만4750주의 매수 우위를 보이는 등 창구를 통한 매매로는 말과 행동이 엇박자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JP모간은 창구를 통해 우리금융 (11,900원 0.0%)에 대해서도 11월 들어 지난 5일(28만3090주)과 13일(4만3750주)를 제외하고는 지난 주말까지 줄곧 순매수 행진을 펼쳐 50만7180주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도 골드만 창구를 통해 KB금융 (82,600원 ▲1,300 +1.60%)에 대해 지난 7일 이후 44만7000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씨티그룹 창구를 통해서도 KB금융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되면서 350만5200주의 '사자 우위'를 기록중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44,650원 ▲1,150 +2.64%)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금융주를 채워넣는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민상일 한화증권 (3,300원 ▲35 +1.07%)도 "외국인들도 시각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도 각개전투를 유지하면서 입맛에 맞는 금융주 선택에 노력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계증권사를 중심으로는 밖으로는 부정적 보고서를 내고, 안으로는 관련 주식을 사들이는 이중적 행태를 나타내며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것으로도 판단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최근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장세에서는 외국인들이라고 한국시장에서 장기적인 투자 자세를 갖기는 힘들 것"이라며 "단기매매를 노리는 측면에서 리포트를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적으로 현금 확보가 중요한 시기에 다 많은 현금을 쥐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할 공산도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매매행태를 깎아내릴 의도는 없지만 충분히 단기매매를 위한 전략이 난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내놓는 보고서에 일희일비하면서 휩쓸리다가는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는만큼 주의깊은 투자가 요구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금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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