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불확실성으로 회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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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권교체, 중국부양책, 건설살생부 등 3가지 모멘텀 주시

지날달 후반부터 진행돼온 코스피증시의 V자 반등이 이달 들어 주춤해지고 있다. 1000선은 넘어섰지만 1200선은 부담스러운 모습을 보인 뒤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유지한 채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태다.

국내 증시 내부적인 요인 뿐 아니라 해외변수와 해외증시에서조차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에 각국의 정책공조와 경기부양 노력으로 조성된 글로벌 주가 바닥 분위기가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 악화에 도전받고 있다.



지난주말 뉴욕증시는 3주만에 주말장 급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가 -3.8%, S&P500지수가 -4.2%, 나스닥지수가 -5.0%,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6.4%의 낙폭을 기록했다.
전날(13일) 새벽 3시(한국시각) 이후 10%의 급상승 반전 기염을 토했던 뉴욕증시는 이날(14일) 오전 5시15분 이후 장마감까지 45분간 급락세로 돌변했다.

헤지펀드의 환매 마감 시점에서 무차별적인 투매가 일어났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는데 이같은 주가 하락은 G20 결과에 대해 찬물을 붓기 충분했다.
G20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금융감독·규제 개선, 금융시장 신뢰성제고, 국제적 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실천방안이 부족하다는 게 시장 평가다.



건설사와 대주단간의 자율협약으로 건설주에 대한 옥석가리기는 이제 본격적인 국면으로 진행된다. 일부 퇴출되는 건설사가 생길 수밖에 없겠지만 지원 결정이 난 건설사는 한 숨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입신청 결과에 따라 금융지원을 받으면 살아날 기업과 퇴출될 기업 리스트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부실기업 처리 과정의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길게 본다면 결국 부실의 근원을 제거하고 살아남은 기업에 대한 리레버리지 즉, 신뢰도 회복과 자금지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재료"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만간 저축은행내 899개 PF사업장에 대해서도 옥석가리기를 통한 부실 저축은행 걸러내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지수 불투명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의 전저점 붕괴 가능성과 내적 불안 요인으로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1000선 테스트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가 지난 10월 저점을 유지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며 국내 건설 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지만 시장 불안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혹한기를 견디기 위해서는 경기둔화에 방어적인 업종비중을 확대하고 경기 민감업종의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11월에도 국내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며 1조5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종에 대해 69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절대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이달 들어 최대규모 순매수 업종인 화학업종의 800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고 GS건설 (18,040원 ▲40 +0.22%)(505억원),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293억원), 현대건설 (30,050원 ▼250 -0.83%)(246억원), 대우건설 (3,745원 ▼20 -0.53%)(41억원) 등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옅어져가는 가운데 경기침체와의 일전을 벌이고 있는데 누구나 말하고 있는 내년의 글로벌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 하더라도 주식시장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의 반환점, 즉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OECD의 전망을 보면 미국경제는 4분기 현재 본격적인 경기침체국면에 진입해 있으며 예측에 따른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경기침체가 올해 말과 내년 1분기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바닥권에 도달해 있다는 증시의 선행성을 감안한다면 미국증시는 이미 지난 달 다우지수의 장중 8000선 붕괴를 계기로 상당 부분 바닥권에 근접해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외국인과 투신이 동참이 이뤄지지 않는 한 본격적인 지수상승을 기대할 수 없지만 급락에 대한 압력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스마트머니 유입과 더불어 종목별 틈새시장 공략이 활발해지는 것은 최근 시장대응에 있어서 염두에 두어야 할 포인트라는 입장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우지수 기준으로 8000선이 하향 돌파되자마자 아무런 이유 없이 거래량이 터지면서 급반등한 것은 경기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가격매력을 높게 본 저가매수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면서 "진정한 바닥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수급만을 본다면 나쁜 그림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기지표나 실적, 각 산업의 업황, 가격지표 등을 통해서는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단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이벤트나 이슈와 관련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 모멘텀 측면에서 △미국 정권교체와 관련한 모멘텀 △사상 초유의 부양책을 등에 업은 중국증시의 상대적 강세 모멘텀 △18일 예정된 건설업체들의 금융권 대주단 가입이슈와 관련된 모멘텀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세부내역을 밝히면서 정책 신뢰도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조1800억위안(약 240조원)은 국채발행과 적자 재정을 통해 조달해 중앙 정부가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 2조8200억위안은 지방정부와 기업투자 등으로 충당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CNN 리서치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를 개선시킬 확률이 76%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연구원이 밝힌 3가지 모멘텀 모두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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