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달러 규모, CDS 청산소 빨라진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1.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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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초국적 금융규제 기구 설립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구체적인 추가 부양안이나 금리인하와 같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역시 부시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부시 대통령은 유럽의 금융시장 규제강화 요구와 신흥국의 발언권 강화 목소리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기존의 체제를 고수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부시 대통령이 유독 열정을 보인 사안이 있다. 바로 신용디폴트스왑(CDS) 청산소의 설립이다. 전세계 CDS 규모는 33조달러로 추정되며, CDS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금융위기를 증폭시킨 뇌관으로 손꼽힌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AIG도 CDS 손실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미정부는 1500억달러를 투입하면서 AIG가 고객들과 체결한 CDS 계약을 점진적으로, 무탈하게 청산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CDS 청산소 설립이 추진돼 왔다.



G20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도 CDS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했다.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CDS 청산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이전에 예정된 차기 G20 회의를 전후로 청산소 설립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CDS 청산소는 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고, CDS 거래 실패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면 청산소가 처리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연내 1∼2개의 CDS 청산소를 설립·운영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도 연내 CDS 청산소 설립을 가입국 등에 지시할 예정이다. 일본도 내년 중 도쿄증권거래소가 청산소를 설립할 방침이다.

청산소가 설립되면 현재 규모가 얼마인지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CDS 시장의 투명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G20은 한편 CDS뿐 아니라 규제가 미치지 않는 장외시장(OTC)에서 거래되는 다른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도 공시를 강화해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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