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지고 G20 부상..신흥국 발언권 커질듯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1.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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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 금융위기 해결 과정에서 신브레튼우즈 체제로 가야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선진국 중심의 G8(선진 7개국+러시아)의 위상이 약화된 반면 신흥국(이머징국가)의 발언권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주도했다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문제 해결을 위해 신흥국과의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역시 선진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어, G20을 통한 다자간 문제해결을 바라고 있다. 이처럼 G20은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이해관계가 '어쩔 수 없이' 수렴하는 국제기구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신흥국 정상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G8을 G20으로 대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G8은 '친구'들의 모임이 돼버렸다. G20 없이 의미있는 정치적, 경제적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금융위기로 신흥국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신흥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국제기구는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어 "향후 국제금융조직의 개혁 과정에서 신흥국의 대표권과 발언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회원국은 미국의 금융시장 규제 실패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과 달러화 중심의 국제질서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이 대등한 다극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의 다변화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또 전세계적인 금융 감독 및 규제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2차 대전중에 출범한 브레튼 우즈 체제를 대신하는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와 관련 "G20 국가들이 무역과 금융안정, 경제성장에 대해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신 브레튼우즈 체제로 가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의 이후 "나는 미국의 친구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넘어서야할 오해가 남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금융시장 감독을 위한 글로벌 금융당국의 설립에 반대하며 기존 체제의 유지를 바라는 상황이다. 임기를 두 달 남겨둔 부시 대통령의 언행은 빛이 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 스스로도 폭넓은 활약을 자제했다.

G20 회원국은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이다. 이들은 전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G20에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별도로 추가해 G22로 확대돼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G20 정상의 다음 만남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취임 3개월째로 접어들게 되는 버락 오바마 신임대통령의 참석과 역할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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