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막판 급락 '소비급감에 투심급랭'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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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환매 매물 추정… G20 등 '주말 불확실성' 가세

'추락-급반등-재추락'

미국 증시가 널뛰기를 거듭한 끝에 급락했다.

특히 장 종료 20여분을 앞두고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치는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 6.67% 급등했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37.94포인트(3.82%) 급락한 8497.3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38.00포인트(4.17%) 내린 873.2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79.85포인트(5.0%) 폭락한 1516.85를 기록,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사상 최악으로 급락한 점이 장중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4분기와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예상보다 위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의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도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국유화된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은 3분기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해 미 재무부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유로존이 사상 처음으로 '침체'(recession)국면에 공식 접어든것으로 확인되는 등 악재들로 인해 지수는 오전중 내리막을 걸었다.



장후반 다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때 다우지수가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날 선진 및 신흥 20개국(G20) 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장 막판 20분을 앞두고 일시에 '팔자'매물이 쏟아지면서 반등분을 고스란히 반납, 이날 장중 저점 수준으로 되돌아간채 장을 마쳤다.
헤지펀드 투자자들의 연말 환매요청 마감시한이 이번주말로 다가오면서 환매에 대비하기 위한 펀드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 대두됐다.

G20회담을 비롯, 정책 변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주식을 팔고 주말을 보내고자 하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전업종 약세..'임의소비재' 최대 하락

다우종목 30개 가운데 28개가 하락했다. 소비급감 직격탄을 맞은 가정용품 체인점 홈디포 주가가 7.6% 급락했고, 실적 전망치 하향 여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인텔이 7.7% 하락, 다우 종목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제네럴 모터스(GM)은 구제자금 지원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 상승했다.

전세계 직원 1만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힌 씨티는 0.7% 올랐다. 선마이크로시스템도 전체 인력의 18%에 달하는 최대 6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을 밝히면서 1% 반등했다. 그러나 잇따른 기업들의 감원 발표는 급등하는 실업률을 자극해 소비위축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S&P500 업종 가운데에서도 소비 급락 영향이 가장 큰 임의 소비재 낙폭이 가장 컸다.
미 3위 소매업체 JC페니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한 1억2400만달러에 그쳤다. 4분기 실적전망도 하향 조정돼 5분기 연속 분기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가가 10.4% 폭락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4분기와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예상보다 위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11% 급락했다. 노키아는 내년 휴대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2000만대 감소한 12억4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국유화한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3분기에만 25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여파로 8% 내려앉았다. 프레디맥은 미 재무부에 138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이달말까지 추가 자금지원이 뒤따를 전망이다.

◇ 유가 하락 반전, 유로 약세..'유럽, 침체 돌입'



전날 반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20달러(2.1%) 떨어진 57.04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지속되면서 WTI는 이번 한주간 6.6% 떨어졌다. 연초에 비해서는 41% 떨어진 수준이다.

유로화는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 도입 이후 '유로존' 국가들이 사상 첫 '경제침체'(recession)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약세요인이 됐다.



1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2센트(0.24%) 하락(달러화 가치 상승)한 1.273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EU의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 15개국의 경제가 2분기 -0.2%에 이어 3분기에도 -0.2%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함으로써 사전적 정의인 '침체'에 빠졌음이 공식확인됐다.
두 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는 '침체'에 접어든 국가는, 3분기 독일(-0.5%), 이탈리아(-0.5%), 스페인(-0.2%), 네덜란드 등이다.

유로화 출범 이래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빠진 것은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6엔(0.26%)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미 증시가 장후반 하락폭이 커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여건이 확산됐다.

◇美10월 소매판매 17년래 최대폭 급감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폭의 침체다. 4개월 연속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도 사상 최초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대폭인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체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컨퍼런스에서 '정책협조' 연설을 갖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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