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육로통행제한에 남북경협주 '울상'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김유경 기자 2008.11.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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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개성공단 입주기업, 최악 철수상황 오나 우려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소 짓던 남북경협주들이 북한의 강력한 대남압박에 울상이다. 북측의 강력한 압박에 우리 정부측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긴장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기업들은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증시에서 개성과 금강산 등 북한관광을 주도하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현대상선 (18,340원 ▼1,030 -5.32%)(-3.99%)을 비롯해 현대상사(-6.38%) 현대엘리베이터(-6.58%) 현대증권(-4.20%) 등이 모두 하락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로만손(-13.25%)은 한때 하한가로 밀리기도 했다. 대북송전주인 선도전기(-10.78%) 광명전기(-6.12%)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북한군은 전날 정오 무렵 다음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 6시20분쯤에는 북한 외무성이 북핵 시료채취 거부를 발표했으며 저녁 11시쯤에는 북한 적십자사가 남북 직통전화 단절, 판문점 적십자대표 철수 등의 대남 강경조치를 연달아 쏟아냈다.

이에 따라 개성관광을 비롯해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경협 등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북한의 파상공세에 개성공단 입주업체 등 관련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단 며칠이라도 개성공단에서 통행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면 개성공단의 꿈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져 더 이상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 기업들은 통일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탈북자 단체의 일명 '삐라(전단지)' 살포를 정부가 중단시켜줄 것을 요청한 것부터 시작해 정부의 대북정책마저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업체들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도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마저 막을 경우 외화획득을 할 수 있는 곳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북한의 압박으로 관련주들이 단기간 심리적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내다봤다.

한상일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는 북미관계를 따라가게 돼 있어 오바마 취임 이후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도 개선되겠지만 지금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지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육로통행 차단 선언은 개성공단 철수 시사 발언보다 강화된 느낌"이라며 "남북경협주들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남북경협주들의 단기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상선이 현대아산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겠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의 압박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 팀장은 "지금은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보다 세계 경기침체라는 리스크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가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김정일 사망설에도 시장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며 "금융이나 실물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북한의 '힘겨루기'식 태도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이미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할인을 받지 않는 위치로 바뀌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보다 많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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