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비 난무 '구제금융 나도 한쪽…'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1.13 11:45
글자크기
- 남은 구제금융 받으려 '로비스트떼' 바글바글
- "오바마 정권에선 로비 더 힘들어진다"

워싱턴, 로비 난무 '구제금융 나도 한쪽…'


미 워싱턴 정,관계가 로비스트들로 들끓고 있다. 과거 정책 로비 양상과는 달리 모두 정부 지원을 얻기 위해 손벌리는 구걸형 로비가 대부분이다.

미 정부가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을 발표한 지 50여일이 지난 현재 1차분인 3500억 달러 중 2500억 달러가 금융권에 투입됐고 400억 달러는 '밑 빠진 독' AIG 추가지원에 사용됐다. 이제 남은 돈은 600억 달러 뿐이다.



남은 '구제금융 파이'를 얻기 위해 워싱턴에 로비스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1차 구제금융의 남은 파이가 줄어들어 다음 지원 대상이 누가될지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지금 워싱턴에는 지원액을 뺏기 위한 로비 활동이 '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자동차딜러연합 해운제조업체연합 등 전방위에서 로비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로비활동을 벌인 적이 없는 암박파이낸셜그룹는 최근 고객들의 설득에 못이겨 워싱턴의 로비 전문가 2명을 섭외했다.

재무부 공무 대표인 미셸 데이비스는 "가장 놀라운 점은 너무 빠른 시간 내에 '난 이런 것(구제금융) 필요없다'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도 지원받을 수 있을까요?'로 그들의 태도가 전환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비활동이 난무하자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기존 타깃이었던 은행들이 '제 몫을 받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걱정은 더 크다.


미 은행연합(ABA)의 에드워드 잉글링 회장은 "막상 지방은행에 구제금융을 받게 될 때쯤엔 남아 있는 돈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무부 다음주 시작되는 의회 회의에서 2차 구제금융안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 차기 오바마 정부와 의회가 로비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로비스트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도 로비스트들이 열을 올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기간 "로비스트들이야말로 비밀스러운 회합과 선거자금 제공을 통해 훌륭한 아이디어를 사장시킨 주범"이라며 자신이 집권하면 로비스트들이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정권 인수위도 "로비스트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존 포데스타 정권인수위 팀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1년동안 로비 활동을 했던 사람이 정부 관련부처에 일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로비스트 정부의 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못박았다.



재무부와 로비스트 연락통인 젭 메이슨은 "불행하게도 그들을 위한 좋은 뉴스가 별로 없다"며 "정부가 전 산업 중에서 승자와 패자 골라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