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이주성 前청장 구속..'잔인한 11월'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11.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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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6일 전군표 前청장 뇌물수뢰로 구속

-손영래 前청장 등 '불명예' 뒷모습
-국세청, 과거와 선긋기 불구 '난감'

이주성 전 국세청장의 구속으로 국세청이 우울한 11월을 다시 한번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6일 전군표 전 청장이 전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은 데 이어 이주성 전 국세청장도 특가법의 알선수재 및 뇌물수수로 전격 구속된 것.



더군다나 이 전 청장이 19억원대의 아파트를 비롯, 수천만원대의 가구와 오디오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세청은 ‘섬김 세정’을 위해 추구하고 있는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을까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역대 국세청장의 떳떳하지 못한 뒷모습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물러난 전군표 전 청장(재직기간 2006년7월~2007년11월)은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8000만원을 받아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국세청 개청이래 사상 처음으로 국세청 본청에서 전 전 청장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손영래 전 청장(2001년 9월~2003년 3월)도 썬앤문그룹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추징세액을 감축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안무혁, 성용욱 전 청장도 1987년 대통령 선거 불법 선거자금 모금으로 법정에 섰다. 김영삼 정부 말기 취임한 임채주 전 청장도 1997년 대통령 선거 불법 선거자금 모금으로 법정행이라는 불명예를 당했다.


국세청 사상 첫 호남 출신 청장인 안정남 전 청장은 국세청 개혁에 큰 공을 세우고 2001년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취임했지만 부동산 투기와 증여세 포탈 등으로 20여일만에 장관직을 내놓으며 불명예 퇴진했다.

최근 국세청장 중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용섭 전 청장을 제외하고는 서울 서초동 검찰에 발을 들여놓았던 셈이다. 국세청이 국가정보원, 검찰 및 경찰청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영향력이 막강했던 만큼 아름답지 못한 퇴진도 많았던 것.

이에 대해 국세청은 과거와의 단절을 명확히 하는 분위기다. 역대 국세청장이 불명예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현재의 국세청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 10일 전국관서장 회의에서 기자들을 만나 “큰 살림을 하다보면 울 일도 생기도 웃을 일도 생긴다”며 “그렇지만 남은 사람들은 갈 길을 열심히 가야한다”고 내부 분위기 단속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얼마전까지 상관으로 모셨던 분을 언급한다는게 마땅치 않다”며 “결론이 어떻게 난다 하더라도 난감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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