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다리는 것도 때론 전략"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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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청와대 "북한 군 분계선 차단 유감"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내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할 것이라는 북한 군 발표와 관련, "기다리는 것도 때론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논설실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북한 군 조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의 도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상생과 공영이라는 원칙아래 대북 문제를 신중히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조치는 우리 측 일부 단체들의 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며 "북측의 결정을 우리 정부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기존의 6.15, 10.4 선언을 존중한다"며 "이런 원칙 아래 상생과 공영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남북 당국자들이 만나서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 김영철 단장은 이날 남측 군 당국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위임에 따라 오는 12월1일부터 1차적으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하는 우리 군대의 실제적인 중대조치가 단행된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통지문은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부를 비롯한 남조선 괴뢰당국의 반공화국 대결소동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현 북남관계가 전면차단이라는 중대기로에 놓여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또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남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통지문은 "역사적인 두 선언에 대한 남조선 괴뢰당국의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가 최종적으로 확인됐다"며 "지금 이러한 입장과 태도는 선언에 따른 모든 북남합의를 노골적으로 파기하는 엄중한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이 '전면차단'이 아닌 '엄격제한, 차단' 조치라 밝힘에 따라 개성공단 출입이 전면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남측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조치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2일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 등을 문제삼으며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공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측인원의 통행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으며 개성 및 금강산 지구내 남측 인원의 체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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