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FTA공청회, 조기비준vs재협상 설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1.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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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국회 외통위, 민주당 불참

-한나라, 노무현 전대통령 재협상론 비판
-전문가, 조기비준 두고 이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공청회를 열고 조기비준론과 재협상론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는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안 상정 방침에 항의, 불참해 반쪽으로 치러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재협상론을 반박하며 조기비준을 강조했다.



정옥임 의원은 재협상론을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황당하다"며 "FTA는 국익의 관점에서 봐야지 정치적으로, 비일관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근거 없이 공연한 의심'이란 뜻의 고사성어 배중사영(杯中蛇影)을 인용, "재협상 얘기가 나온 적 없는데도 뱀 그림자를 보고 뱀 있는지를 걱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춘식 의원도 "오바마 당선인이 재협상 얘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재협상을 운운하는 건 초강대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보는 또다른 사대주의 아니냐"고 말했다.

홍정욱 의원은 "재협상 가능성은 대비하되, 재협상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지 재협상을 실제로 해서 (기존 합의를) 유명무실화하자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진영 의원은 "노무현 정부때, 늦어도 17대 국회에 비준하고 미국에서도 부시 대통령 임기안에 비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선진과창조의모임에선 재협상에 대비해야 한다며 반론을 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오바마 당선인이 자동차산업 진흥을 위해 보여온 그동안의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협상이든 재협상이든 대비를 하는 것이 조기비준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범관,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의 농업 피해대책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FTA로 자동차산업이 이득을 본다"며 자동차 수출세를 신설, 이를 기금으로 FTA 피해산업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에 대해 상반된 여론을 반영하듯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재협상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과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FTA 조기 비준에 무게를 두고 재협상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가능성을 높게 보며 "(재협상이나 추가협상 결과도) 하나의 패키지로 같이 비준해야 한다"며 "현재 협정문으로 비준해버리면 그럴 여지를 상실하게 된다"며 조기 비준에 반대했다.

그는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 사이드 레터(side letterr·추가협상)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농업부문에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하며 한미FTA 비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다만 재협상 필요성에 대해선 "한번 협상을 했으면 유지하는 것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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