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전문가, '재협상' 입장 제각각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1.1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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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 공청회 개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전문가 초청 공청회를 열고 조기비준의 타당성과 재협상 필요성을 점검했다.

이날 공청회 참석자들은 한미 FTA에 대해 상반된 여론을 반영하듯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 의원들과 토론을 벌였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과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FTA를 현재 협정문대로 조기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농업부문에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하며 한미FTA 비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한미FTA에 찬성했지만 우리나라 국회의 조기비준에는 반대했다.

서진교 실장은 "한미 FTA로 우리 경제를 저임금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도약시킬 수 있다"며 "수정 없이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인교 교수는 "금융위기로 소득이 줄면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해지고 한미 FTA가 되면 유리한 가격으로 한국 상품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FTA를 통해서 미국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원 교수는 "협상과정에서 의제 밖의 것을 의제로 하고 문제제기할 것은 하지 못한 오류가 있었다"며 "정부의 농업 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촌이 사라진 선진국은 지구상에 없다"며 보다 세밀한 농업 피해대책을 요구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견이 엇갈렸다.

서 실장은 "국회의 비준은 미국 의회나 신 행정부의 추가협의 요구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신행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있으면 모를까 실제 추가협의를 해도 미국이 얻을 것이 별로 없다"며 재협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 교수는 "만에 하나 미국이 자동차문제를 (재협상 의제로) 제기한다면 기존 협정은 놔두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정책선언이나 추가협의 방식인가'라는 박진 위원장의 질문에 "둘 다 가능하다"며 "품목별 협약을 다른 형태로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목 교수도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 사이드 레터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가능성을 높게 보며 "(재협상이나 추가협상 내용도) 하나의 패키지로 같이 비준해야 한다"며 "현재 협정문으로 비준해버리면 그럴 여지를 상실하게 된다"며 조기 비준에 반대했다.

반면 윤 교수는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보는가'는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한번 협상을 했으면 유지하는 것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맞다)"라며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 FTA 비준안 상정 방침에 항의, 이날 공청회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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