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대장株의 '2보 전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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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삼성電 실적 상향조정…긍정평가 잇따라

국내 시가총액 1위이자 대장주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5 거래일만에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월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내림세를 나타내며 '대장의 명성'이 말이 아니었지만,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눈치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12.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기력회복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상승반전한 뒤 추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둔화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옥죄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이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대장주의 와신상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오전 11시 현재 48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에 비해 2.0% 반등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1000원 오른 것을 제외하면 11월들어 전날까지 줄곧 하향세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53만5000원이던 주가는 10.3%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내림세는 미국 등 글로벌 경기침제로 소비가 악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는 물론 지난해 호황을 누린 LCD와 휴대전화, TV, 가전 등 전 사업부에 걸쳐 매출 환경이 좋지 못할 전망이다. 종합 IT 업체인 삼성전자도 글로벌경기 침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를 내다보면 그리 절망적이지는 않다. 신영증권 (78,500원 ▼1,800 -2.24%)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등 기존 부품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휴대전화와 TV 등 제품에서도 브랜드 가치와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SA가 발표한 '2008년 3분기 미국 휴대전화 시장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106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2.4%를 기록하며 1위를 나타냈다. 1997년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한 후 11년 만에 분기 판매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높은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내년 삼성전자는 매출 77.7조원, 영업이익 4.3조원, 순이익 5.3조원으로 관측돼 주당순이익(EPS)이 3만1296원으로 200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에서 조금이나마 탈피할 것으로 예측되는 2010년에는 매출 81.9조원, 영업이익7.9조원, 순이익 9조원으로 EPS가 5만3049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기 변수인 실적 변동성보다는 장기 요인인 경쟁력에 기초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신영증권의 결론이다.

외국계인 씨티그룹도 이날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요 둔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강력한 브랜드와 기술 비용 리더십, 풍부한 현금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목표가도 70만원을 제시했다.

원화 약세와 반도체 제품개선 등으로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390억원에서 5780억원으로 높여잡기도 했다. 특히 원화가 씨티그룹의 4분기 예상치인 1250원과 내년 전망치 1100원을 웃돈다면 추가적인 이익기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외국계가 삼성전자의 미래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씨티그룹이 목표가를 70만원으로 제시한 것은 현재 주가 48만원에 비해 45.8% 높은 수준이다. 적어도 현재 주가에서 절반 가까이 오를 여력이 있다는 셈이다.

글로벌 침체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의 가치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도 해석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최근 매수 특징은 외국계와 미래에셋이 본격적으로 '사자'에 나선 것으로 판단되는 점이다. 미래에셋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는 전날까지 6거래일간 9만4400주가 순매수되고 있다. 이날도 3100주가 순매수되는 모습이다.

JP모간 창구를 통해서는 이날 9300주의 매수 우위를 보인다. JP모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0일까지 9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보고서를 낸 씨티그룹도 11월 들어 9만1000주를 순매수하는 등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증시가 바닥을 치고 반전하려는 분위기가 싹트는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가져도 좋을 법하다. 이날 대장주가 5거래일만에 기지개를 켜는 점과 외국계의 우호적인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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