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승리할 주식을 사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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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실적 악화, 경기침체, 소비위축, 암울한 전망.
주가가 빠질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이다. 금융위기를 지나 실물위기가 만연하고 있다는 공포로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떨어진 게 뉴욕증시 하락반전 때문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아시아증시가 또 한번 내림세를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코스피지수의 1100선 지지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GM 부도 가능성이 연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과연 미국 제조업의 표상인 GM이 파산에 이를까. 만일 파산한다고 해도 공장이나 설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이름이 바뀐 뒤 재가동하는 것이 절차다.

아무리 구경제의 화신이라고 해도 GM이란 이름의 포기를 미국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결국 살리는 쪽이 될 것이다. AIG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는 판에 GM의 회생은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다.
파산이든 아니든 경제에 큰 파장은 없을 전망이다. 이미 곪을 데까지 곪아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파급효과가 일시적으로 생겨날 뿐 추가적인 악영향은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아마도 메인스트리트의 대표주자격인 GM의 결말을 보게 되면 금융과 실물위기 문제가 모두 풀리는 쪽이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오바마 당선자의 백악관 입성 전에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쏟아 부은 유동성, 공적자금, 지급보증액 등이 6조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전세계 GDP의 10.9%, 선진국 통화량(일본, 유럽, 미국 M2)의 23%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외에 세계 각국이 재정확대를 통해 내수부양에 나서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같은 막대한 자금이 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을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대형 모기지업체(패니매,프레디맥) 및 보험사(AIG)를 구제하는 한편 대형 은행에 지급보증을 서거나 지분을 인수해 국유화시키는 등 급한 불을 끄는데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하지만 일부 스마트머니가 준동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나 증시안정기금 같은 공공자금은 증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코스피 레벨업이 쉽지 않은 가운데 박스권 하단부로의 진입이 단기 반등추세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지지선 설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는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우량주를 매집하기 위한 기본은 기업실적이라는 숫자를 보는 게 아니라 유동성과 구조조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코스피의 내성은 이미 생기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가인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10일 코스피지수가 상승했고 부동산PF 문제가 재차 불거진 전날에도 건설업종이 강보합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로 주가가 본격 하락한 9월말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해당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일단 넘겼다는 측면도 있지만 살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한 이성적 투자판단이 시장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공포에 질려있던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으로 투자마인드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일드갭(주식투자와 채권투자의 상대적인 투자매력도)으로 측정해 본 주식투자 매력도 측면에서 코스피가 900선 이하로 쉽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추가적인 리스크 발생이 없으면 1300대 중반까지 상승이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주식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와 반대로 실물위기와는 좀 더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주가 복원을 염원하는 투자가들에게 분명 달갑지 않은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글로벌 실물위기에 맞선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대책이 속속 시장에 전달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 진정으로 글로벌 금리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기 반전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실물경기 위기에 대해 지나친 비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류용석 현대증권 주식시황팀장).

류팀장은 "개인들의 시장 참여 증가와 함께 증시 내부적으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재료가치 측면에서의 접근이 중시되는 가운데 마크로젠 (17,910원 ▲110 +0.62%), 큐로컴 (737원 ▼10 -1.34%) 등 줄기세포관련주, 용현BM (1,353원 ▲1 +0.07%), 유니슨 (762원 ▼1 -0.13%) 등 풍력발전관련주,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 진성티이씨 (8,410원 ▲80 +0.96%) 등 중국 경기부양관련주, 이화공영 (2,680원 ▲35 +1.32%), 특수건설 (5,990원 ▲20 +0.34%) 등 대운하관련주 등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는 매매대상 선택폭이 이전보다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종목을 사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김한솔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닥쳐온 연초이후 주요 글로벌 업체의 주가흐름을 보면 어떤 기업이 승리자가 될 지 추측해볼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LG전자 (110,100원 ▲600 +0.55%), POSCO (375,000원 ▼500 -0.13%),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를 글로벌 경쟁의 선두주자로, 신세계 (154,900원 ▼1,300 -0.83%)삼성화재 (369,500원 ▲3,000 +0.82%)가 독보적인 내수종목으로 추천했다.

마크로젠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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