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비위축 그늘'에 이틀째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1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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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등 실적 부진, '모기지 지원책' 호재 상쇄

뉴욕 증시가 이틀째 뒷걸음질쳤다.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암울한 전망이 지속된데다 경기침체와 이로인한 소비위축을 상기시키는 소식도 이어졌다. 미 정부가 모기지 연체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가라앉은 투자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6.58포인트(1.99%) 하락한 8693.96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 역시 20.26포인트(2.20%) 덜어진 898.95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35.84포인트(2.22) 내린 1580.90으로 장을 마쳐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날 오후 2시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국영화된 양대 모기지 업체 패니 매와 프레디 맥 모기지 연체자들의 모기지 금리를 인하한다는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한때 증시는 보합권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모기지 지원책의 효과가 단시일내에 나타나기 힘든반면, 경기침체의 그늘이 전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반등탄력을 감소시켰다.



고급 주택건설업체 톨브라더스, 글로벌 호텔체인 인터컨티넨털,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실적 빨간불이 극심한 소비 위축 현상을 반영했다.
아멕스가 정부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은행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도 투자심리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하락세를 이끌었던 AIG, 패니매, GM, 서킷시티 등의 악재에 이어 기업 실적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들이 터져나오며 살얼음판의 불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 GM 알코아 등 제조업체 하락 주도


다우지수 30종목 가운데 GM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정부 구제만을 기다리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는 주가는 이날도 13.1% 폭락, 2달러92센트가 되면서 1943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낸시 펠로시 미하원의장은 이날 위기의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기 위한 법안 제정을 다음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의회는 다음주 '레임덕'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긴급 지원 조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이날 GM의 생존가능성이 높다며 채권에 대해 '매수'추천을 내놓았다.

전날 중국 부양책 여파로 급등했던 알코아는 급등에 따른 반락과 투자의견 하향 여파로 7% 급락했다.

아메리카익스프레스는 은행지주 회사로 변경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해석돼 6.6% 내렸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아멕스의 은행지주 회사 변경을 허가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30일의 유예 기간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미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아멕스는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뒤를 이어 상업은행을 소유하는 은행지주회사로의 변경이 가능해졌다.
연준에 따르면 아멕스의 통합 자산은 127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 소비관련 종목 약세 두드러져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대표적인 소비 관련 종목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브라더스는 11일 회계연도 4분기(8~10월) 매출이 41% 감소, 10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0.1% 약보합을 기록했다. 톨브라더스는 주택 가격 하락과 소비자 신뢰 추락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급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주가도 2.1% 떨어졌다.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전날 장마감후 지난 회계분기(4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급감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4분기 순익은 540만달러(주당1센트)를 기록, 지난해 1억5850만달러(주당21센트)대비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경기침체에 따른 매장 폐쇄와 감원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인터컨티넨털호텔은 7.1% 하락했다. 인터컨티넨털은 3분기 순익이 28% 감소했으며, 지난 10월이후 영업 여건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 유가 배럴당 60달러 붕괴, 달러 강세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08달러(4.9%) 하락한 59.33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WTI는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WTI는 이날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58.32달러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장중 59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우려가 유가 급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국제 에너지기구(IEA)가 내일(12일) 국제 에너지 수급 전망보고서를 통해 원유 수요 예측치를 하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매도'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고 달러화는 상승세를 유지한 점도 유가 하락 원인이 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화는 유로대비 강세를 보였다. 세계 각국 증시 약세로 엔화는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21센트(1.7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5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35%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33엔(0.34%)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7.67엔에 거래됐다. 글로벌 증시 약세로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여건이 확대되면서 엔화가치는 유로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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