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中企 지원, 건전성에 발목?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서명훈 기자 2008.11.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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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비율 전분기 대비 0.57%p↓, 당기순이익도 36.2%↓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여신에서 대거 부실이 발생하고 주가 폭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은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기업여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출 확대’를 주문하는 정부와의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와 카드 사태의 진앙지였던 기업여신과 신용카드 채권의 동반 부실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BIS비율↓, 부실채권↑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바젤Ⅱ 기준)은 10.79%로 전분기 대비 0.5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처럼 건전성이 크게 나빠진 것은 유가증권 평가손실로 자기자본이 6조4000억원(4.7%) 감소한 반면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4조원(0.3%) 증가한 때문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등 7개 은행의 BIS비율이 전분기말 보다 상승한 반면 신한은행 등 11개 은행은 하락했다. 국민(9.76%), 한국씨티(9.50%), 수출입(8.75%) 등 일부은행의 BIS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자사주를 매각하면 BIS비율이 약 1.5~2%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반면 후순위채 발행 없이 핵심 자기자본 보유 수준을 보여주는 기본자본비율(Tier1)은 국민은행이 9.14%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8.5%)과 우리은행(7.63%), 하나은행(7.45%)이 그 뒤를 이었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다소 상황이 심각하다.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인 부실채권비율은 0.81%로 전년 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전년 3분기까지 8조6000억원에 그쳤던 신규 부실채권이 올해 같은 기간 11조2000억원으로 증가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 잔액은 10조3000억원으로 2004년말 13조9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문별 부실채권비율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92%로 2006년 3분기 1.05%이후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 여신 역시 1.33%로 2006년 2분기 1.37%이후 최고치다.

◇당기순이익 36.2% 감소, 수익성 지표 급락
은행의 당기순이익과 수익성 지표 모두 나빠졌다.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데다 보유 주식과 채권의 가격까지 급락하면서 업친데 덮친격이 됐다.

올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2000억원)보다 4조8000억원(36.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출자전환주식 매각이익(세후 3조2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1조6000억원(15.7%) 줄어든 것이다.

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전년동기 2조5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증시 폭락도 은행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은행의 유가증권 관련이익은 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조9000억원(92.6%) 급감했다. 반면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은 24조2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5.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급감은 은행 수익성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72%와 10.4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0.59%포인트와 6.9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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