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최근 "전체 생산의 95%가 수출이기 때문에 세계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물량 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GM대우 측은 11일 현재 내수 재고는 2주치이며 수출 선적을 위해 대기중인 물량도 내수재고와 비슷한 정도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비록 10월 판매가 줄었지만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는 "생산물량이나 일정은 통상 매월말에 다음달 운영 계획을 결정하는데 GM그룹 본사와는 무관하다"며 "과도한 재고를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생산물량을 조절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GM대우의 공장 가동 일시 중단 검토에 대해 GM그룹으로부터 수출 오더를 받지 못하는 데 따른 것으로 GM그룹 전체의 위기라는 맥락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GM대우 차원의 의사결정이라고 해도 그룹상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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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이터 &워드 오토인포뱅크의 집계 결과 GM의 지난 10월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가 45% 급감했다. 업계는 GM대우 역시 이 같은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급기야 감산을 위한 조치를 준비중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GM대우에서 생산한 차량은 시보레, 오펠 등의 브랜드를 달고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로 수출된다.
GM대우의 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완성차 업체의 감산은 실물위기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타이어, 부품 등 관련업계는 GM대우 감산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GM대우가 공장을 멈춘다면 협력업체들도 공장을 세워야 하므로 자금력이 없는 업체들은 감산에 따른 감원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휴업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판매가 월 1만1000대 안팎(전체 물량의 5% 가량)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수출비중이 높은 GM대우의 특성상 글로벌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내수 판매 역시 여의치 않다. 한 대우차 딜러는 "내수의 경우 소비자들이 신차구입을 미루고 있는데다 캐피탈 업체들이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 대해 할부금융을 기피하면서 더욱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나아질 기미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