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왜 감산 수순 밟나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11.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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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실물위기 전이 신호 해석… 부품업계 위기감 고조

GM그룹의 해외 사업장 가운데 가장 효자 사업장으로 통했던 GM대우가 올해말과 내년초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중인 것은 한마디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위축 때문이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최근 "전체 생산의 95%가 수출이기 때문에 세계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물량 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파산 위기에 몰린 GM 뿐만 아니라 토요타까지 감산과 구조조정에 들어갈 정도로 글로벌 시장이 악화된 마당에 GM그룹의 일원인 GM대우가 '폭풍'을 피해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GM대우 측은 11일 현재 내수 재고는 2주치이며 수출 선적을 위해 대기중인 물량도 내수재고와 비슷한 정도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비록 10월 판매가 줄었지만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아직 휴업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전세계 금융위기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외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산물량이나 일정은 통상 매월말에 다음달 운영 계획을 결정하는데 GM그룹 본사와는 무관하다"며 "과도한 재고를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생산물량을 조절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GM대우의 공장 가동 일시 중단 검토에 대해 GM그룹으로부터 수출 오더를 받지 못하는 데 따른 것으로 GM그룹 전체의 위기라는 맥락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GM대우 차원의 의사결정이라고 해도 그룹상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토데이터 &워드 오토인포뱅크의 집계 결과 GM의 지난 10월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가 45% 급감했다. 업계는 GM대우 역시 이 같은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급기야 감산을 위한 조치를 준비중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GM대우에서 생산한 차량은 시보레, 오펠 등의 브랜드를 달고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로 수출된다.

GM대우의 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완성차 업체의 감산은 실물위기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타이어, 부품 등 관련업계는 GM대우 감산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GM대우가 공장을 멈춘다면 협력업체들도 공장을 세워야 하므로 자금력이 없는 업체들은 감산에 따른 감원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휴업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판매가 월 1만1000대 안팎(전체 물량의 5% 가량)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수출비중이 높은 GM대우의 특성상 글로벌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내수 판매 역시 여의치 않다. 한 대우차 딜러는 "내수의 경우 소비자들이 신차구입을 미루고 있는데다 캐피탈 업체들이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 대해 할부금융을 기피하면서 더욱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나아질 기미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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