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CS "발행사 변경 無고지 책임인정"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2008.11.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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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동의 받지 않은 이유엔 '묵묵부답'… "법대로 하겠다"

우리CS자산운용은 11일 '우리2star 파생상품투자신탁KW-8' 펀드의 손실과 관련,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사가 BNP파리바에서 리먼브라더스로 변경된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귀책사유가 자신들에 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발행사를 변경한 행위에 대한 책임에 관해서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날 대방동 해군회관에서 열린 해당 펀드의 수익자 총회에서, 이정철 우리자산 대표는 발행사 변경사실을 투자자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 또한 "분쟁조정위원회나 법원에서 판결 등이 나오면 그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우리CS는 ELS 발행사 변경을 수익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실수'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나머지 수익자들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법대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가령 우리CS는 "왜 펀드를 중도환매해 주지 않았느냐" 또는 "왜 발행사를 변경할 때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우리CS는 전자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후자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우리은행에 보고를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그러자 일부 수익자들이 "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느냐"며 항의하면서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급랭했다.

소송을 통한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며 "판결이 나오면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1심 판결이 나면 대법원까지 항소하지 말고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답변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CS자산과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 간의 책임을 둘러싸고 양 회사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쟁점이 된 문제는 ELS 발행사가 BNP파리바에서 리먼브러더스로 바뀐 사실을 리먼 파산(9월 15일) 이전에 우리은행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였다. 만일 알고 있었다면 고객에게 통지하지 않은 책임을 우리은행(판매사)이 져야 하며, 우리CS자산이 보고하지 않아서 몰랐다면 운용사 측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철 대표는 "9월 16일 이전에 우리은행에 발행사 변경 사실을 알렸느냐?"는 직접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지만,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금감원과 우리은행에 알렸다"고 말했다. 현행법 상, ELF(주가연계펀드) 운용사가 ELS 발행자 변경을 판매사에 통보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측의 입장은 달랐다. 우리은행 PB사업부 이용기 부장은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다음날인 9월 16일이 돼서야 이메일을 통해 우리자산 측으로부터 발행사가 리먼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우리자산 측의 주장을 뒤집었다. 그가 주장하는 사건의 전말은, 우리자산이 (내부) 운용보고서를 통해 은행에 알리기는 알렸는데 은행이 이를 못 보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그 결과 16일이 돼서야 알게 됐다는 것.

한편 두 회사는 그 내부 운용보고서가 작성된 날짜나, 관련된 구체적 정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이 쟁점에 대해서는, 재판이 더 진행돼야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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