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역대 美대통령 중 지지율 '최저'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1.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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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전화설문조사…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야한 닉슨만 못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중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심지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야했던 닉슨 전 대통령보다도 지지율이 낮아졌다.

10일(현지시간) CNN이 오피니언리서치와 공동으로 발표한 전화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역대 미 대통령중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 24%에 불과해 60년전부터 실시해온 여론조사 이래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76%를 기록한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정 불신임률은 CNN의 여론조사와 세계 2차대전 이전에 갤럽이 조사했던 모든 여론조사 사상 최고치다. 불신임률이 70%를 넘은 대통령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부시 대통령 이전에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해인 1952년 기록한 67%가 최악의 기록이었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하던 92년에 기록한 불신임률 60%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불신임은 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이라는 경제위기, 이라크전에 대한 비판 등과 연관돼있다. '가치없는 전쟁'(meaningless war)을 일으켜 세금을 낭비하면서 정작 국내 경제는 파탄에 이르게 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미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6%에 불과하다는 것은 조지 부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 지 드러내준다. 이 수치도 지난 34년간 같은 질문을 던져왔던 여론조사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CNN의 키팅 홀랜드 여론조사국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선자는 역사상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이 잘못돼가고 있다는 응답자가 83%에 달한 것은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경제위기로 재선에 실패한 1992년, 지미 카터가 레이건에 패해 백악관을 물러나야했던 1980년, 심지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닉슨이 하야했던 1975년의 78%보다도 못한 기록"이라고 지적했다.

◇美시민 75% "오바마 당선자 잘해낼 것" 기대
반면 최악의 상황에서 정권을 넘겨받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와 기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응답자의 60%는 오바마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일련의 경제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75%는 오바마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높은 평가와 기대치는 흑인 응답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덕분이지만, 백인 응답자들도 과반수 이상이 오바마 당선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설문 응답자중 57%는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37%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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