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중국대륙이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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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중국 3국증시 순항중...시장참가자들도 '호재' 갈구

중국이 2010년까지 4조위안을 쏟아 붓겠다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중국 증시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7.27% 급등하며 지난 9월22일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치(6124.04)에 비해 3분의1도 안 되는 주가 수준이지만 글로벌 재정확대 정책에 중국이 공조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비록 증시 추세전환이 요원한 일이라고 해도 중국 경제에 대한 희망이 여전하기 때문에 바닥을 기고 있는 증시가 살아난다면 6000선 뿐만 아니라 1만선을 넘는 메가트렌드의 꿈이 현실화될 것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선진국 성장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예상이 넘치는 상태에서 당장 중국 증시 상승을 언급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선진국 수요가 감소할 경우 글로벌 공장인 중국의 역동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폭이 깊은 것보다 증시에 더 큰 호재는 없다. 코스피지수가 900선을 밑돈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1200선을 안착을 얘기하는 것에 비추어 1800대까지 추락한 상하지지수가 3000선을 넘어설 날이 오지 말란 법이 없는 일이다.



이날 코스피증시도 이같은 중국 증시 부상에 큰 점수를 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여파로 은행주가 하락했고 미국 보호무역주의 우려로 IT전자와 자동차업종이 떨어졌지만 철강금속, 기계, 조선 등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예전처럼 증시 체력이 약했다면 예상치 못한 신용평가사의 뒷북조치에 휘둘렸겠지만 중국 호재를 모멘텀으로 삼아 1150대로 올라섰다는 것은 악재보다는 호재에 더 굶주려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외화유동성 위기가 엄습할 당시에는 국가 CDS(신용디폴트스왑) 금리와 외평채 가산금리 등에 주목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왑협정 체결이후 국가부도 위기가 사라지면서 최악을 경험한 노련한 베테랑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건설사 PF대출 부실 문제로 건설과 금융업종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도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큰 편이지 수술 도중 사망하거나 수술 후유증을 걱정할 때는 이미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과 함께 일본 증시가 동조화 현상을 보인 점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다. 중국과 일본 증시의 회생이란 궁극적으로 국부펀드를 상당규모 갖고 있는 국가의 존재 부각이며 유동성의 출처를 감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한국도 불리한 입장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외환보유액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을 뿐더러 재정 건전성이 매우 우월하다.
20일 이평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뻗어나지 못하고 움츠리는 모습을 반복하는 것은 재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지만 공연한 불안감이 근거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의외의 급등도 가능한 일이다.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지난 1∼3월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1000선 밑으로 한 번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다.
그러나 차트가 반복되는 것 같아보여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쪽이 현실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시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면 이미 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또 다시 1000선이 붕괴될 것으로 보는 쪽도 저가매수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면 이미 때가 늦은 일인지 모른다.



미국-중국-일본 증시가 동시에 같은 방향을 고수한다면 이는 글로벌 증시 추세가 된다. 예전과 달리 아시아와 아메리카에서 뒤집어지는 일 없이 증시 순항 양상이 되풀이된다면 강한 추세형성의 조짐으로 해석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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