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은행 압박이 아니라 독려하는 것"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1.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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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은행 압박 발언 해명.."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일 하라는 것"

청와대는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강조한 것과 관련, "은행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독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을 신속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할 수 없는 일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요즘 부쩍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등 은행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은행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 발언 배경과 관련, "은행의 여신회수, 꺽기 관행 등이 여러 채널을 통해 대통령께 보고되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워낙 오랜 기간 동안 최고경영자(CEO)로 기업을 경영해 봤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당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이어 "최근 금융기관의 고통분담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는데 솔직히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높은 임금도 받고 했으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기업은 문도 닫고 하는데 필요하다면 감원, 감봉 등 뼈를 깍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기업에서 열린 중소기업 현장 대책회의에 참석해 "자금지원을 통해 기업들을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은행이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줄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여신 회수 등 은행의 몸 사리기 행태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회생을 위한) 많은 정부 정책이 있지만 정책이 바닥까지 흘러 내려오는 게 관건"이라며 "좋은 정책을 아무리 쓰더라도 제때 되느냐, 제대로 되느냐,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기업이 다 어려워지고 난 후에는 소용이 없다. 필요한 것은 필요 할 때 써야 한다"며 "일선에서 은행이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 줄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인 여러분이 현장에서 이런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잘되지 않는 부분을 말씀해 주시면 정책에 바로바로 반영하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 은행에서도 나오셨는데, 은행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중소기업의 제안에) 공감을 가지지 않겠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4일 무역투자 진흥회의에 이어 또다시 기업 자금회수와 소극적인 유동성지원 등 은행의 몸 사리기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정부가 하느라고 하지만 일선창구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많이 있다. 정부가 돈을 푼다 해도 은행 창구에 가보면 아주 냉정하다"면서 "은행은 어려울 때 더욱이 더 냉랭해져, 돈이 필요 없을 때는 갖다 쓰라고 하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안면을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적나라하게 은행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주요 은행장과의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 금융지원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전 위원장은 "은행장들이 책임지고 기업의 대출 만기 연장이 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은행장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은행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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