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등급하향전망 "정부 대응 안이했다"

더벨 박상주 기자 2008.11.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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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Comment]

이 기사는 11월10일(11: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전망 소식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최근까지의 정부 대응이 다소 안이한 결과라고 답했다. 아직 다른 신용평가회사의 등급 전망을 기다려 보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은행채 금리는 하락 중에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은행채에 대한 정부의 정책 효과일 뿐이라는 이유로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A 시중은행 채권딜러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이 보여 시장이 미리 경고를 하였음에도 듣지않는 정부나 증권사 애널들이 이제 서서히 한계를 노출시킨 것이다. 미국 경제사정이 회복하는 데까지 버텨 보자는 식으로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다. 국고채 금리는 오르는 대신 은행채는 내려갔는데,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것은 정부 정책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스프레드 확대 추세속 작은 반락이라고 본다. 12월말에 CP만기가 많아 연말 채권시장에도 부담은 여전하다.

B 시중은행 채권딜러


국고채 금리가 부정적 발표이후에도추가 상승하기엔 무리가 있다. 오늘 이후로 수급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일까지는 금리가 좀 오르더라도 그 후로는 진정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CD금리만 잡으면 시장이 안정될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은행에서는 부동산 분양가 때문에 자산건전성이 불안한 상황이다. 거기에다 국가신용등급 우려가 불거졌으니 전반적인채권시장 위기로 갈 수 있다고 본다.

C 자산운용사 채권분석가



국가 신용위험에 대한 재평가 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개인적으로는 무디스와 S&P에서 커멘트 해줄때까지오늘 분위기가 지속될것으로 전망한다.

D 선물사 딜러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면서 외인들도 20일 이평선 무너지면서계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쉽사리 불이 꺼지진 않을 듯 싶다.



E 증권사 채권딜러

단기적으로는 은행채 스프레드가 200bp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외환쪽 우려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PF 등 국내 문제들이 진행되는 방향을 봐야 향후 방향이 잡힐 것 같다. 지금 은행채 금리가 내리고 있다.은행채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최저수준일 때 200bp 수준이었다. 현재는 과도하게 벌어져있는 상황이었고, 최근 은행들에 대한 지원이 나오면서 일부 스프레드 축소를 예상하는 것 같다. 은행채 부분은 향후 정부의 의지를 지켜보면서 판단할 수 있겠다.

최석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등급 하향의 이유가 명확치 않지만, 일단 기사로만 보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대외의존도 높은 우리나라에 나쁠 것이라는 점인데 여기엔 동의한다. 우리나라 재무 건전성이 나쁜 방향으로 글로벌 경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계속해서 구조조정 없는 상태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 또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형태도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진 못할 것이다.

채권시장은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금리 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이 때문에 CDS 프리미엄이 영향 받는 것 같진 않지만, 대외자금 조달 코스트가 높아지고 민간 기업들의 달러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피치의 등급하향 전망이 오늘 금리 상승의 주된 이유라고 보긴 어렵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우리나라의 달러 유동성 확보에 부정적이고, 그렇다면 환율에 안 좋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요인이다.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트리거가 될지 아니면 얼리 워닝으로 우리나라 구조조정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걸 앞당겨서 호재가 될지 두고 봐야 한다.

이정범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좀 부정적이긴 하지만 치명적일 것 같지는 않다.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고 국제자금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이유인것 같다. 물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침체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경제구조인 것은 맞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외채 규모 등은 그다지 크지 않다. 대외에서 자금을 조달해서 투자규모가 크다던지 한 것은 아니다. 외환 보유액도 크고, 실질적으로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자산 가격에 디스카운트를 줄 수는 있다고 본다.



외국인 채권 매도세에도 별로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라이보 금리 하락하는 것에서 보듯이 단기 자금 시장은 서서히 풀리고 있는 것 같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고 디레버리지가 날 위험은 높지만 한국은행과 FRB 와 통화스왑을 체결하면서 사실 정치적으로 한국 정부차원의 디폴트 리스크는 사실상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헤지펀드 등이 청산되면서, 우리 상황과 상관없이 매도해야 하는 매도세야 있을 수 있다고도 본다. 신용등급 문제로 청산이 유발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10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으로 외화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등급하향의 이유 중 하나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냄에 따라 환율상승 압력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채권시장에는 외환시장 불안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 외에도 외국인의 채권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여겨진다. 지난 10월 중 외국인 투자자는 6.4조원의 채권매도를 기록했으며, 이는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디레버지와 국가신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31일 S&P가 국내 금융기관을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해제하면서 외국인의 채권매도가 약화되었으나, 이번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조정으로 외국인의 채권매도가 다시 강화될 위험이 높아 보인다.

또한 기술적인 요인상 매도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국채선물이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으며, 과거 20일 이동평균선에 민감한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패턴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순매도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가격하락을 유도할 위험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듀레이션을 BM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포트폴리오 상에서는 여전히 국고채 지표물 대신 통안채, 국고채 장기물, 우량 은행채와 공사채 등의 비지표 채권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



신용등급전망을 하향한 것. 다소 부정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등급하향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등급하향 한다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해야 공평한 것이라 본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는 조정이 좀 깊어지고는 있지만 재매수 가능영역이고 추세적 하락 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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