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피치의 '뒷북', 신경 안쓴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11.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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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무디스 앞서 지적… "선제적 조정 아니다"

외국계증권사 전문가들은 10일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소식과 관련, 뒤늦은 감이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S&P와 무디스가 앞서 지적한 바 있는 같은 문제와 우려를 이미 완화된 시점에 제기했다는 분석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는 이날 오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불과 20일 전 한국의 금융지원안이 공개되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피치는 이날 '이머징마켓 신용등급 리뷰'라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날 개장 초 매도우위를 나타내던 외국인들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물과 선물을 급격이 매수하기 시작했고, 개인들만이 매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19분 현재 외국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169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전일 8500계약을 순매수했던 외인들은 이날 4000계약에 육박하는 순매수세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계증권사 전문가들 역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S&P와 무디스에 뒤쳐진 피치가 '뒷북'을 치면서 한국증시에 '찬물만 끼얹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주환 BNP빠리바 상무는 "이미 시장에는 알려진 사실로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한 시점에 악재로 반영돼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증권도 피치가 이미 S&P와 무디스가 코멘트 했던 문제에 대해 뒤늦게 행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지원 JP모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전체적으로 경제와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가운데 정책적 대응이 나오는 시점"이라며 "(피치의 발표가)선제적인 등급전망의 조정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는 정보 하에서 과장됐던 측면이 있다"며 "외채 보증능력과 통화스왑 등의 정책을 보여주면서 외환위기는 정점을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신용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건설사, 은행, 소규모 금융기관 등의 자산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고, 정부가 일을 해줘야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국가의 신용등급까지 하향조정 될 만한 위기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모기지 회사 등에 대한 리스크를 판단하지 못하는 등 신뢰성에 문제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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