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는 이날 오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불과 20일 전 한국의 금융지원안이 공개되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피치는 이날 '이머징마켓 신용등급 리뷰'라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했다.
외국계증권사 전문가들 역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S&P와 무디스에 뒤쳐진 피치가 '뒷북'을 치면서 한국증시에 '찬물만 끼얹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JP모간증권도 피치가 이미 S&P와 무디스가 코멘트 했던 문제에 대해 뒤늦게 행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지원 JP모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전체적으로 경제와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가운데 정책적 대응이 나오는 시점"이라며 "(피치의 발표가)선제적인 등급전망의 조정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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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는 정보 하에서 과장됐던 측면이 있다"며 "외채 보증능력과 통화스왑 등의 정책을 보여주면서 외환위기는 정점을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신용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건설사, 은행, 소규모 금융기관 등의 자산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고, 정부가 일을 해줘야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국가의 신용등급까지 하향조정 될 만한 위기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모기지 회사 등에 대한 리스크를 판단하지 못하는 등 신뢰성에 문제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