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블루마운틴 손실률 2.4%의 비밀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1.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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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0>짝퉁화폐(1)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헤지펀드 블루마운틴 손실률 2.4%의 비밀


혜지펀드의 청산이 시장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말을 “오늘의 시장 보는 법”에서 거론한 바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더욱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올해 손실률이 2.4%밖에 안되는 블루마운틴 크레디트 얼터너티브 펀드의 자산이 동결되었다.



거참...어째서 그랬을까?

일반적인 논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올해 손실률이 2.4%라면 획기적이지 않은가? 오히려 여기 저기에서 돈을 싸들고 와서 추가 투자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왜 갑자기 이런 우량한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가 집중되는 것일까?



이번 주 두 번째 이야기는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언제부터인가 미국은 짝퉁화폐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짝퉁화폐라는 것은 위조지폐의 의미가 아니다. 금융기법을 통해서 발행된 유동성을 의미한다.

미국처럼 금융이 발달한 나라들에서는 미래에 나올 대부분의 캐시플로에 대해서 거의 현금화가 가능하다.


71년도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화폐를 발행했고 금융을 아는 사람들은 바보처럼 현금에 집착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냥 앉아서 빼앗기는 현금 보다는 뭔가 투자처를 찾아야 했다.

대부분의 금융에 능통한 자들은 현재의 현금을 빨리 소모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에 나올 현금 까지도 미리 당겨서 소모시키려는 성향을 띄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현금 흐름을 상품화 한 ABS는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미래의 현금에는 불확실성이라는 Risk가 있다. 짝퉁화폐에도 그런 의미에서 Risk는 시장이 커져가는 만큼 같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시장의 위험이 더욱 폭발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CDO라는 것이 발명되면서였다.

CDO가 뭘까?

투자은행들은 투자를 해서 먹고 산다. 그런데 투자 행위가 항상 100% 적중하지는 않는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대차대조표에는 불량한 자산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것이 불량하다는 것은 투자자인 투자은행이 가장 먼저 알고 있을 것이다.

골드만삭스, 리먼브라더스, 모건스텐리 등의 거대 투자은행의 입장에서는 많은 부실한 자산을 털어내야 했고 쓰레기를 처리하면서도 적절한 이익을 취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차대조표 상에 있는 쓰레기들을 모아서 3~4개의 자산풀을 만들고 등급을 부여해서 상품을 만들었다.

그것을 우리는 CDO(Collateralized Dept Obligation)라고 했다. CDO는 다시 몇 개의 트렌치로 나뉘게 되는데, 가장 높은 신용도를 가진 자산을 CDO시니어(Senior) 라고 했고 건축물에서의 중간 층을 의미하는 CDO Mezzanine은 중간정도의 신용도를 가진 트렌치였고 아주 쓰레기만을 모아 놓은 CDO Equity 도 있었다.

참으로 기발한 발상의 사기극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맹독성 쓰레기에 생명을 불어넣은 투자은행들과 또한 이들에게 보증을 해준 암박과 MBIA 그리고 이들에게 보증상표를 붙여준 신용평가사 등은 모두 이번 신용위기의 공범들에 속한다.

욕심이 일단 생기게 되면 그 욕심은 점차 눈덩이처럼 커진다. 처음에는 양심상 최고의 고농도맹독성 쓰레기에 속하는 “CDO Equity”는 발행자가 다시 회수해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실 CDO는 어차피 쓰레기만 모아 놓은 것인데 Mezzanine 이나 Senior 역시 겉으로만 멀쩡했지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더러운 것을 만지면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 그래서 대신 똥을 치워줄 손이 필요했고 투자은행들은 예하 부대로서 헤지펀드라는 용병을 기용해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물론 대부분의 일반적인 헤지펀드들은 그보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대부분 다양한 금융기법을 통해서 남들에 비해 뛰어난 수익률을 보여왔었다.

특히 헤지펀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롱숏전략의 투자기법은 주가의 상승 시기나 하락 시기에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된 기법과 투자수익률을 가져왔다.

하지만 투자은행들의 예하부대에 헤지펀드들은 헤지펀드의 이름만 뒤집어 썼을 뿐 지금까지의 헤지펀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자신들이 투자했다가 떼일 위기에 있었던 쓰레기들을 모아서 CDO를 만들고 은밀하게 만들어 놓은 헤지펀드에 넘겨버렸다.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회사 간의 거래에 정부나 금융 감독기관이 함부로 관여할 수는 없었고 이들의 은밀한 거래는 제한 없이 지속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아들에게 시가 1억원 짜리의 땅을 5000만원에 팔았다고 하자.

분명하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돈을 지불했어도 시중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땅을 인수했다면 이것은 증여세를 내야만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거래에서는 지금 막 폐기해야하는 쓰레기를 억만금을 주고 사온들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실질적인 자회사나 마찬가지였던 조세 회피지역에서 급조된 헤지펀드들에게 투자은행들은 쓰레기를 포장해서 초고가에 매도하게 되고 헤지펀드의 자산에는 이 쓰레기들이 고가의 자산으로 기록된다. 당연히 매수가가 높으니 자산가치는 높게 표시될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들은 쓰레기에 대해서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가 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투자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는 아주 우량한 자산과 더불어 쓰레기를 고가에 처리해서 받은 돈이 넘쳐났다.

이런 부풀려진 실적을 통해서 그들은 엄청난 이익을 챙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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