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시험대는 美 자동차 해법"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1.09 15:57
글자크기

WSJ "업계,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방안 기대"

만성 적자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처한 미국 자동차업계 구원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1, 2위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지난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한 영업 손실로 146억달러의 현금을 날렸다. 이에 올 연말 GM의 유동성 수준은 사상 최저로 추락할 전망이다.



GM은 3분기 25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425억달러에 비해선 많이 개선됐지만 대규모 감원 등 뼈를 깎는 그간의 구조조정 과정을 생각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GM은 3분기 손실 보전을 위해 69억달러의 현금을 추가 지출했다. 이에 GM의 유동성 수준은 162억달러로 떨어졌다. GM측 주장에 따르면 사업 유지를 위해 당장 110억~140억달러의 현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드의 상황은 GM에 비해선 양호하다. 포드는 3분기 1억29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포드는 3억8000만달러의 순손실을 신고했다.

포드는 3분기 77억달러의 현금을 날렸다. 이에 포드의 현금 보유고는 189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루이스 부스 최고경영자(CEO)는 포드의 현금 보유 정도가 안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포드 역시 외부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GM, 포드 등 미 자동차업계가 그간의 적자를 만회하고 새로운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인 동반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 일로를 걷는 가운데 미 자동차업계의 자구책이라곤 보다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는 실업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이어져 미국의 경제 상황을 재차 악화시키게 된다.


오바마 당선인도 이를 의식, 피선 이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차업계 긴급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자동차산업을 미 제조업의 중추로 규정하고 경제팀에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자동차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자는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지원 시기를 제시하진 못했다.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논의 결렬 이후 긴급 유동성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GM 등은 오바마 당선인이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움직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 의회는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통한 자동차업계 지원을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자동차업계도 7000억달러 구제금융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서한을 통해 이틀 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빅3' 자동차업체 경영진을 만나 업계의 절박한 현실과 500억달러 추가 지원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의회는 연료 효율 기술 개발을 위해 자동차업계에 250억달러를 장기 저리로 대출해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