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0년대 미국증시 급등을 불러왔던 민주당정부가 8년만에 재집권하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 정부의 'IT(닷컴)버블'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심 오바마 정부가 앞장서 '녹색버블'을 일으켜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그리고 두 집권당의 이념과 정책은 '녹색성장'에서 접점을 이루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녹색'이라는 이념적 명분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반면, MB정부는 '성장'의 타깃으로 '녹색'을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증권 (46,450원 ▲150 +0.32%)은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약 및 바이오, IT부문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풍력과 하이브리드카, 제약 및 바이오의 경우 제네릭 업종의 모멘텀을 예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IT 산업을 지원해왔다는 점, 오바마가 '전국민의료보험체계(National Health Insurance Exchange)'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IT와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요구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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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미국 민주당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제약·바이오 부문 활성화와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은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한동안 녹색성장이 활력이 떨어진 주식시장의 중요한 테마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 시절의 'IT버블'과 같은 '녹색버블'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쌓인 경상적자 등의 문제가 민주당 집권 후 '뉴이코노미' 붐과 'IT버블'로 인해 해소된 측면이 있지만, 후유증도 매우 컸기 때문이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당분간은 전 세계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IT등 첨단산업 쪽에서 정부의 투자유인 정책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그러나 "전세계 경제의 화두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규제감독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며 "미국경제가 버블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버블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