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MB,'녹색버블' 동반자될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11.09 14:31
글자크기

美민주당 재집권, IT버블 후 녹색버블 기대감 '솔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모멘텀이 없던 주식시장에 '녹색' 모멘텀이 등장했다. 민주당이 주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제약·바이오 등 부문의 '녹색혁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녹색성장'과도 코드를 맞추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0년대 미국증시 급등을 불러왔던 민주당정부가 8년만에 재집권하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 정부의 'IT(닷컴)버블'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심 오바마 정부가 앞장서 '녹색버블'을 일으켜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진보당인 민주당은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보수당인 한나라당의 정강정책과 여러모로 맞닿아 있다. 클린턴 정부가 그랬듯 민주당은 환경이나 인종, 인도주의 문제 등에 적극적이면서 IT등 첨단산업 육성에도 더욱 진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국에서 상대적 보수당이지만, '시장개입'이라는 잣대를 놓고 보면 야당인 민주당 뺨칠 정도의 진보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두 집권당의 이념과 정책은 '녹색성장'에서 접점을 이루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녹색'이라는 이념적 명분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반면, MB정부는 '성장'의 타깃으로 '녹색'을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업계는 이미 증권사마다 '오바마 수혜주'를 지목하며 대대적인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삼성증권 (46,450원 ▲150 +0.32%)은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약 및 바이오, IT부문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풍력과 하이브리드카, 제약 및 바이오의 경우 제네릭 업종의 모멘텀을 예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IT 산업을 지원해왔다는 점, 오바마가 '전국민의료보험체계(National Health Insurance Exchange)'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IT와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요구 된다"고 밝혔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미국 민주당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제약·바이오 부문 활성화와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은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한동안 녹색성장이 활력이 떨어진 주식시장의 중요한 테마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 시절의 'IT버블'과 같은 '녹색버블'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쌓인 경상적자 등의 문제가 민주당 집권 후 '뉴이코노미' 붐과 'IT버블'로 인해 해소된 측면이 있지만, 후유증도 매우 컸기 때문이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당분간은 전 세계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IT등 첨단산업 쪽에서 정부의 투자유인 정책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그러나 "전세계 경제의 화두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규제감독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며 "미국경제가 버블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버블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