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한달새 금리를 1.25%포인트 낮춘 금융통화위원회는 7일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상승 압력의 변화와 함께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른 경기의 과도한 위축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12월에도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취지다.
한은이 금리를 계속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데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내외 여건을 볼 때 내년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많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기업들도 설비투자 등을 미루고 있다. 고용도 불안해져 9월 중 늘어난 취업자는 11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했고, 반대로 재고출하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한은이 염려하고 있는 경제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도 문제다. 한은은 그동안 내수 경기가 악화돼도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 만큼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수출증가율은 9월 28.2%에서 10월 10.0%로 뚝 떨어졌다. 이 총재는 "연초에는 선진국 수출이 약화됐으나 최근에는 신흥시장국 수출의 성장세마저 약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등 주력수출품까지 부진한 모습"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도 추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이 총재는 "미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했지만 그 이후에도 환율이나 주가 등 가격변수의 움직임이 기대한 만큼 안정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그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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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부분 사라진 것 역시 한은의 행보를 가볍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경기가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은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은 내년 중반정도면 목표범위인 3%대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