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위기' 가시화되나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8.11.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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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3사 3Q실적 나란히 부진··정부 규제안 및 송사도 부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포털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실적 부진과 함께 정부의 포털 규제안까지 맞물려 있는 상황이어서 포털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음원과 관련한 저작권 소송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포털업체들의 전반적인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포털 빅3'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

국내 포털의 '맏형' 격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159,900원 ▼3,000 -1.84%)은 7일 올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NHN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10월 상장 이후 23분기만이다.



NHN의 실적 부진은 경기침체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시장이 위축된데다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하던 게임 매출도 정부의 사행성 게임 규제안에 따라 소폭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2,790원 ▼5 -0.2%))도 실적부진을 면치못했다. 3분기동안 SK컴즈는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엠파스와 네이트의 합병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SK컴즈의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익 개선과 함께 조직 통합 작업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지난 6일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 (40,000원 ▼1,000 -2.44%)커뮤니케이션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은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63.5%나 줄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 8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40억여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것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지만, 검색 광고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도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침체-규제-송사, 포털의 '3중고'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수익개선이 어려운 마당에 정부의 포털규제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어 포털업체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불법 복제물 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저작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사이트 강제 폐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화부는 현재 개정안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우 최진실씨의 자살로 불거진 '사이버모욕죄' 신설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며, 인터넷 본인확인제도 현행 30만 이상에서 1만 내지 10만 이상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저작권 문제로 각종 송사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포털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음악저작권협의회(음저협)가 NHN과 다음에 대해 저작권 침해방조 혐의로 형사고소를 제기했고, 지난 3일에는 한국음원제작협회(음제협)도 같은 혐의로 이들 업체를 고소했다. 검찰은 음저협의 소송에 따라 지난달 NHN과 다음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안은 인터넷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작권 문제까지 불거져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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