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펀드 출시 지연, 이유 있었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11.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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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수익률 낮아 투자자 유인 어려워

미분양아파트펀드가 구조적으로 건설사들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도구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분양아파트를 신탁해 처분하는 펀드는 현 부동산ㆍ자본시장을 감안하면 예상 수익률이 낮고 운용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미분양아파트를 담보로 대출하는 펀드는 기존 건설사의 자금조달구조와 차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가 7일 발행한 '부동산마켓리포트 11월호'에서 황규완 선임연구원은 미분양아파트 해소방안의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분양펀드의 출시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분양펀드는 다올부동산자산운용의 '다올랜드칩 특별자산신탁'처럼 미분양아파트를 신탁해 처분하는 형태의 펀드와 KB국민은행이 출시를 계획중인 미분양아파트를 담보로 대출하는 펀드가 있다.

황 연구원은 담보대출방식 미분양펀드는 언제 출시될 지 불투명한 상태고, 다올랜드칩 특별자산신탁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 매입 아파트의 물량 확보 어려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거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분양펀드 출시가 가시화되지 않는 이유로 예상수익률이 기대치보다 낮은 점을 꼽았다.

황 연구원이 할인율을 20~30%로 잡아 신탁처분방식 펀드의 예상 수익률을 추정해본 결과 3년 뒤 펀드 해지 때까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5%일 경우는 수익률이 30%라고 설명했다. 또 연평균 2% 상승때 수익률은 19%, 연평균 2% 하락때 수익률은 5%로 각각 집계했다.

할인율을 감안하면 3년 뒤 펀드해지 때까지 가격이 떨어져도 펀드는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로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황연구원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3년내 모두 처분된다는 가정 자체가 무의미하고, 자본시장이 최악인 점을 감안하면 매력이 없는 수익률이며,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높아 이 같은 수익률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담보대출방식 펀드도 건설회사의 대출 만기연장이나 리파이낸싱과 별 다를 것이 없어 확실한 신용보강구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를 유인할 메리트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미분양펀드가 건설사 자금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최근의 부동산ㆍ자본시장상황 뿐만 아니라 펀드의 구조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펀드 출시 지연,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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