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계속 변화하는 아기집

류명숙 쉬즈클리닉 원장(한의사) 2008.11.07 16:23
글자크기

쉬즈클리닉의 '여성'이야기<2>

골격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장기는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사고나 질병을 겪지 않고는 그리 크게 변화지 않는다. 하지만 자궁은 다르다. 연령과 매달 월경 주기, 임신 등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것이 바로 자궁이다. 사는 집을 10평에서 50평으로 늘리는 것은 수십년이 걸리지만 아기집인 자궁이 늘어나는 것은 열 달이면 충분하다.

청춘의 꽃이 피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처음 월경이 시작되면 자궁은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에서 주먹을 꽉 쥐었을 때의 크기 정도로 커진다. 그러다 여자로서의 생이 마감되는 폐경기 이후에는 차츰 작아지기 시작해 70세 전후로 다시 처음 엄지손가락만한 크기가 된다.



연령뿐 아니라 월경 주기에 따라서도 크기는 변하는데 월경 주기 중 12~13일에 자궁내막이 가장 얇아지고, 27~28일에 가장 커져 생리를 시작할 즈음에는 특별히 음식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아랫배가 도독해지고 평소에 잘 입던 옷도 약간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임신을 하게되면 자궁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늘어난다. 10개월 만에 늘어난 자궁이 근육상태를 보면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평소 길이의 5배, 무게는 15배, 부피는 무려 500배에 이를 정도니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변화다.



이렇게 자궁이 커졌다가 다시 제 모양으로 돌아가는 것은 '평활근' 이라는 두꺼운 근육 덕분이다. 심장을 제외한 내장의 근육은 모두 이 '평활근'으로, 특히 장이나 자궁의 근육은 신경적 제어가 느슨한 반면 자율적 수축을 일으키는 데 용이하게 돼있다. 따라서 자궁은 풍선처럼 한껏 늘어났다가 줄어든 후에도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자궁도 근육인지라 나이가 들면 크기도 줄고 호르몬 창고도 서서히 비어가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탄력을 잃어간다. 그래서 얼굴 주름을 관리하듯 자궁도 미리미리 아껴주고 관리해줘야 나이를 먹어도 탄력을 잃지 않고 제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자궁관리에는 근육의 원활한 수축와 이완에 방해가 될 만한 일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체중관리와 스트레스 해소다. 살이 찌면 자궁과 복강 안에 지방이 축적돼 자궁근육의 활동이 저하되고 주변 조직의 순환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평소에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지방이 늘면 호르몬에도 변화를 줘 지속적인 자궁주변의 정체현상을 초래한다. 월경통이나 냉대하가 있을 때 본인이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 적정체중이라도 하체만 통통한 것은 아닌 지 한 번쯤 점검해 볼 일이다. 마찬가지로 통풍이 안 되거나 꼭 끼는 옷을 입는 것도 자궁근육의 활동을 방해하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자궁 뿐 아니라 난소, 호르몬에 영향을 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근육이 수축하게 해 피로를 느끼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운동이나 여가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말고 깨끗하게 해소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울화라고 하는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가슴의 창을 열고 시원하게 풀어내야 자궁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