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헤지펀드 "외인, 셀코리아 지속"

임상연 기자, 박성희 기자 2008.11.07 08:00
글자크기

글로벌 신용경색 여전… 부동산 가치 최대 30% 하락 예상

해외에서 활동 중인 국내 헤지펀드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국의 정책공조 강화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다소 완화됐지만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자금난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 부동산의 가치하락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6일 케이아틀라스(K-Atlas)의 김병규 이사는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한국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이유는 다른 이머징 시장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라며 “10월말 3일연속 외국인의 순매수는 단순한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즉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좋게 봐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어 “이머징 시장은 지금도 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해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아틀라스는 한국금융지주가 세계적인 헤지펀드 회사인 아틀라스캐피탈매니지먼트와 손잡고 지난 6월 싱가포르에 설립한 대안투자 및 헤지펀드 전문회사다.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한국 증시의 과도한 하락이 수출과 달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헤지펀드 회사인 우리앱솔루트파트너스 송근철 부장은 “GDP 대비 과도한 한국의 수출입 구조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 한국 CDS(신용디폴트스와프) 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이 발생하면서 국가 신용 리스크가 커졌고 이 때문에 증시도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은 또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급등과 이에 따른 급격한 경기위축을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달러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책이 아닌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규 이사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달러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정부의 노력을 높게 평가할 만 하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모든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므로 보다 시장안정을 주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헤지펀드들은 “한국 부동산 가치가 현재보다 10-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한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버블붕괴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향후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가 30%정도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가격버블인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공급과잉인 지방의 부동산 가치하락이 더욱 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헤지펀드들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 탄생이후 미국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송근철 부장은 “오바마 정부는 집권초인 만큼 강력한 리더쉽을 가지고 경기 부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낙폭과대로 어느정도 회복은 기대할 수 있지만 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전고점을 회복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