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카' 홀로서기..이유는?(종합)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11.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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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2월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분할..'세계 넘버1' 목표

삼성테크윈이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문을 따로 떼내 '삼성디지털이미징'라는 독립법인으로 분할시킨다.

삼성테크윈은 6일 이사회를 열고 카메라사업부문과 정밀기계사업부문을 분할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2월중에 주주총회를 열고 이에 대한 승인을 받은 다음, 2009년 2월 1일자로 정밀기계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삼성테크윈과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삼성디지털이미징 등 2개 회사로 분할할 계획이다.

삼성테크윈이 디지털카메라 사업에 대해 '홀로서기'를 결정한데는 정밀기계와 디지털카메라가 상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디지털카메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들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어, 삼성 입장에서는 도전해볼만 시장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삼성은 디지털카메라 독립법인인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통해 4년내 일본 캐논을 제치고 세계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디카사업 분할 왜?



이번 카메라 사업부문 분할은 디지털카메라를 휴대폰, 디지털TV에 버금가는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집중 육성시키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담겨있다.

여기에는 현재 디지털제품 전 영역에 걸쳐 시장 지배력을 넓혀 가려는 삼성의 전략상, 디지털카메라는 반드시 정복해야할 필수 시장 영역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삼성이 지난해 디카 사업 일류화를 위해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사장이 삼성테크윈의 카메라사업부문장을 겸직케하고, 삼성테크윈 디카 개발, 마케팅 부문을 아예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강도높은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R&D, 마케팅, 유통 등 전 분야에 걸친 삼성전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성과는 크지 않았다.

한때 삼성의 황금알 사업으로까지 주목받았던 디카 사업이 올들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외는 물론 안방시장인 국내시장에서조차 점유율이 떨어지더니 결국 3분기 31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와의 유통망 통합과정에서의 혼선 탓도 없지 않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디카 시장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캐논과 니콘, 소니, 올림푸스 등 경쟁사들이 올들어 새로운 황금알 시장인 DSLR 카메라 사업에 사활을 거는 동안 이 분야에서 삼성테크윈은 단순한 제품 구색 맞추기에 급급해온 실정이다.

심지어 이 회사가 가장 강점을 갖고 있던 컴팩트 디카 시장에서마저 변변한 히트제품 하나 내놓지 못했다. 결국 한때 45%에 육박했던 이 분야 시장점유율도 지난 7월 34.9%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착수한 이래 이원화된 지휘노선에 따른 혼선 탓도 적지않았다.

결국 DSLR카메라 부문 등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해외업체와의 강도높은 제휴 혹은 인수합병(M&A)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갖추는 것만이 현재 위기의 삼성 디카사업을 구해낼 유일한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분할 결정도 이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디카 일류브랜드 육성의 꿈

삼성테크윈은 이번 분할을 계기로 DSLR카메라 시장에 조기진입하고 전체 디카 시장에서 빠른 시간내 주도권을 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신설된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통해 2012년 매출 5조원,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해 세계 1위 디카업체로 육성시키겠다는 야심찬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향후 분할된 신설회사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독법인 신설 이후 현재 삼성전자와의 협업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협업체계에서는 생산 부문을 제외하고 신제품 개발, 마케팅, 유통 등 전부문이 사실상 삼성전자의 지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컨버전스가 급진전되고 있는 따라 삼성전자내 디지털캠코더 등 유사 사업부문에 통폐합 여부에도 새로운 숙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한편, 신설된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는 현재 삼성테크윈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부사장이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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