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영국 경제' 제로금리로 가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1.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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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BOE 장기적·공격적 금리인하' 전망

영국인들에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을 축하하거나 지원할 여유가 없다. 당장 자신들의 경제가 심각한 위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제로(0)로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급진적인 금리인하에 나서야만 하는 국면이라며 현재 4.5%인 금리를 제로까지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 이날 회의에서 0.5%포인트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가 6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명이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9명의 1%포인트, 7명은 0.75%포인트의 인하를 전망했다. BOE는 1993년 이후 0.5%포인트 이상을 한번에 내린 적이 없다.

금리인하는 장기적으로, 공격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7개국(G7)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데다 경제는 말할 수 없이 망가지고 있다. 제조업경기는 마가렛 대처 총리 임기 초반 이후 최악의 침체이며, 주택가격은 1991년 이후 최대 하락했다. 신용경색에 찌든 상업은행들은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금리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서부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사운더스는 "금리는 장기적으로 인하될 것이다. 제로 수준까지 갈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런던정경대(LSE)의 찰스 굿하트 교수는 이날 '채널 4' TV에 출연해 "금리는 지속적으로 인하될 것"이라며 "어떤 수준까지, 얼마나 빠르게 하락할 지 장담할 수 없지만 제로까지 갈 수 있다. 1990년대 장기침체 때 일본도 제로까지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1694년 윌리엄3세가 프랑스와의 전비 마련을 위해 설립한 BOE는 금리를 2% 아래로 떨어뜨린 적이 없다. 2차 대전 때도 2%를 유지했다.


역사적 마지노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예상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영국 경제가 내년 1% 위축된다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G7 가운데 최악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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