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의 '단타매매 전법'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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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간헐적인 순매수에 주목"… 외인도 방향성 확신없어

외국인들이 6일 코스피시장에서 또다시 매도세를 확대하고 있다.

오전 장 개시 1시간 30분만에 1626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에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는 '게릴라식 전법'이 두드러진다. '치고 빠지기식 전술'을 구사하면서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원/달러 스와프 체결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21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12% 가까이 폭등했다. 다음날인 31일 외국인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3229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주말 휴일을 보내고 맞은 지난 3일 증시에서는 456억원을 순매도했고, 4일에는 4496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미국 대선 여파를 받아 67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6일에는 미국 다우지수의 급락 등 영향으로 초반부터 강한 매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그때 그때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게릴라식 전술'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는 순매도(1630억원)로 일관하지만,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959계약)를 보인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방향성없는 매매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다가온 실물경제 위험에 대한 우려 재발과 금융위기의 완전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마당에 매도 또는 매수 일관의 관점을 가지는 데는 부담이 있다는 해석이다.



문주현 현대증권 (7,370원 ▲10 +0.1%) 연구원은 "6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보면 헷지에 초점을 맞춘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분주한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미국증시의 급락과 일본 닛케이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시장에서는 주식을 팔면서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선물을 비슷한 수준으로 사들여 단기 대차대조를 맞추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향후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증시의 하락을 예견한다면 지수선물시장에서도 대량의 매도가 나오는 게 상식적"이라며 "현재로서는 안전판을 만들어놓고 오바마의 대책 등을 대기하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줄기차게 이어온 매도세에서 탈피하고 매수에도 간간이 참여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오현석 파트장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신용축소와 헷지펀드, 사모펀드의 청산 등 속된 말로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매도 규모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나아가 부분적인 매수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급매물이 상당 수준으로 이미 나왔고, 일부 해외 뮤추얼펀드는 자금여력에 따른 장기 매집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도 관망했다.



무엇보다 업종별로 보면 '은행과 조선, 건설'은 환매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피하는 상황으로 포착된다고도 오 파트장은 분석했다.

인덱스 비중대로 업종대표주에 대해 코스피 흐름에 따라 변칙적인 매수와 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점도 최근 외국인 매매의 특징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외국인들도 증시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마당에 투자자들은 당분간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오파트장의 관측이다.



실물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반등 이후 시장이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면, 보유종목을 슬림화할 필요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오파트장은 "아직 불안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하강을 감내할 수 있는 종목과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차기 사이클의 승자가 될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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