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일 최대폭락… 험난한 앞날 예고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1.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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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삽화=임종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확정 당일인 5일(현지시간) 미증시가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5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5% 넘는 하락률이었다. 30개 종목 모두가 약세였다. 역대 최대의 대통령 당선 확정일(선거 다음날) 하락률로, 새 대통령의 험난한 여정을 대변하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10월 구매관리자협회(ISM)의 서비스업지수가 사상최저로 곤두박질쳤고, 민간 고용조사 기관의 10월 고용이 6년래 최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분위기가 급냉했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안정적 당선으로 선거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안도감보다 미국 경제를 둘러싼 미래의 불확실성, 불안감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주식 매도에 나섰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은 예상된 뉴스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날 증시를 지배한 것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침체로 빠져드는 경기에 대한 우려였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오바마와 시장과의 허니문은 매우 짧았다. 증시는 선거일의 안도 랠리와 정반대의 길을 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오바마 당선자가 당선의 기쁨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서 "4일의 급등은 오바마의 승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새 대통령보다 경제 펀더멘털을 보고 있다. 시장은 오바마가 위기 극복을 위해 제시하는 계획들을 보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트 TSB의 케네스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는 "압도적인 선거 승리로 새 대통령이 자신감을 얻었겠지만 당면한 문제는 만만치 않다"며 "미국 경제는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오바마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PNC 웰스 매니지먼트의 짐 듀니건 운용책임자는 "새 대통령의 첫번째 임무는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일부 사람들이 이미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서둘러 신뢰회복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에서 "선거일과 같은 랠리는 흉흉한 경기지표에 따라 언제든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기지표도 좋을 게 없고, 이 때문에 당분간 시장참여자들의 열정은 제한적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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