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화답하라" 은행에 강력 경고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11.05 17:22
글자크기

(상보)전광우 금융위장·김종창 금감원장, 은행장과 비공개 조찬

금융감독당국이 또 다시 시중은행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거시적 대책에도 적잖은 기업들이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중소기업 지원 실적이 떨어지거나 불건전 영업이 적발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엄포도 놓았다.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5일 7개 주요 은행장과의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 금융지원문제에 대하여 집중 논의했다. 말이 논의지 정부의 대책에 화답하지 않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감독당국의 강력한 경고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전 위원장은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은행권 지원과 실물경기 부양을 위한 다양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그러나 기업체들을 직접 만나보면 거시적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금융 거래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은행들이 정부의 노력에 상응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은행장들은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직접 창구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페스트 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실효성 있게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 위원장은 또 "은행이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성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실물경제 회복이 촉진돼 은행의 재무건전성도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흑자기업의 도산과 실물부문의 위축을 최대한 막는 것이 우리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체결되는 양해각서(MOU)가 해당 은행의 과거 외형확대 경쟁 등 잘못된 경영 관행을 개선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덧붙였다.

시중은행에 대한 검사권을 갖고 있는 김종창 원장의 목소리는 더욱 단호했다. 김 원장은 "현장을 점검한 결과 10월 중 상당수 은행이 무역금융, 수출지원금융을 축소함으로써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중소기업지원에 있어 소위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중소기업 지원실적이 저조한 실정인 바 은행장들께서 직접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에 무관심은 은행별로 설치되어 있는 중소기업 애로센터의 운영실적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일부 은행은 중소기업의 애로상담 후 지원실적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서울 일부 지역 은행 창구에서는 예금 유치를 위해 다른 은행에 대한 근거 없는 풍문을 퍼트리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지점장들이 행내 실적경쟁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며 은행장이 나서서 시정하지 않으면 일선지점에서의 행태는 고쳐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실적과 일선 창구에서의 불건전 영업사례 등을 철저히 점검해서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