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통령 "오바마와 이명박 정부 비전 닮은 꼴"
- 민주당 공약 점검, 오바마 인맥 형성 등 코드 맞추기 분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청와대가 바빠졌다. 첫 유색인종 대통령이자 8년 만의 정권교체로 미국의 국정운영에 일대 변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관계 중시 변함없을 것"= 청와대는 5일 오바마 정부 출범에도 한미 동맹관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오바마 당선자는 동맹국과의 협의를 중시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한미관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우리 정부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대북문제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MB "우리는 닮은 꼴"= 오바마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청와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은 대북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과 견해 차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선물(?) 받을 정도로 찰떡 공조를 자랑했던 부시 대통령만큼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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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바로 축하 서한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서한에서 "한국 정부는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한미동맹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자문단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이 닮은 꼴"이라고 친밀감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도 "오바마의 당선은 그가 제시해온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미국 국민들이 지지한 결과"라며 "이 대통령도 일관되게 국정운영의 중요 가치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온 만큼 두 정상이 공통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인맥 찾아라= 공화당 정권이 8년간 지속되면서 정부 대미라인은 공화당 일색으로 짜여졌고 오바마 인맥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바마와의 핫라인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서 오바마의 당선을 걱정하는데 우리도 충분한 인맥을 갖고 있다"며 "인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제무대에서 양국의 관계는 인맥이 정책적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며 "인맥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도 소개했다. 오바마 당선자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민주당 씽크탱크로 새 정부의 인재를 배출할 부르킹스 연구소와는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 이 대통령이 지난 90년대 말에 워싱턴에 머물 당시 부르킹스 연구소 인사들과 자주 만났고, 서울시장 때도 부르킹스 연구소를 방문했다고 한다.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바이든은 지난 2월 미 상원에서 이 대통령 당선축하 결의안을 주도한 친한파 인사.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바마의 외교경험이 일천해 외교 분야에서는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바이든과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