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미FTA에 오히려 유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1.05 15:03
글자크기
"오바마, 한미FTA에 오히려 유리"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것과 관련,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사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는 오바마의 당선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미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경우 의회도 한미FTA 비준에 더욱 우호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오바마가 한미FT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면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채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민주당이 집권함에 따라 향후 미국 통상정책에 보호무역 성향이 강해지지 않을까?
▶ 그렇다. 수입을 규제하려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는 자유무역보다 '공정무역'을 강조한다. 특히 환경, 노동 기준을 상당히 높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소외계층 보호를 위한 무역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환경 노동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통상 쪽에서 무역마찰이 많이 생길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오바마가 자유무역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는 자유무역의 혜택을 잘 이해한다고 강조한다. 자유무역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 한미FTA 체결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미FTA와 관련해 자동차 분야 등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한미FTA 체결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 미국의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한미FTA를 적극 추진한다고 해도 의회에서 안 도와주면 소용이 없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는 민주당 주도 의회에서 밀어줄 것이다. 지금은 오바마가 한미FT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면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미FTA만 체결되면 통상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통상마찰을 예방할 수 있는 분과별 기구들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 한미FTA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 시점은 언제가 적절한가?
▶ 우리나라에서 먼저 한미FTA 비준동의를 끝내고 바로 미국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비준동의를 미리 안 받아둘 경우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엄청난 혼란에 휩싸인다.

- 미 민주당의 전통대로 오바마도 강달러를 지지할까?
▶ 대대로 민주당은 강달러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바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강달러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그러나 실제로 달러화를 강세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해법이 제시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달러화 가치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오바마 행정부가 펼칠 경기부양책의 강도는?
▶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층 세금환급, 고용확대 지원 등 오바마의 공약 사항들이 모두 재정지출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전반적으로 정부의 개입이 늘어날 것이다.

-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은 낮아질까?
▶ 군사적 대치 등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오바마도 북한에 대해 무조건 관대한 것은 아니지만 외교적 대화를 강조하는 편이다. 부시 행정부가 대결 구도로 가는 경향이 있다면 오바마는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풀어가자는 쪽이다. 특히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지금보다 오바마가 좀 더 유연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