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초만 해도 분양가의 20% 상당인 계약금을 준비하고 광교 입성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이 돈을 조금이나마 불릴 요량으로 펀드에 넣은 게 화근이었다. 폭락장세 속에 펀드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펀드 해지를 하지 못하고 대신 당첨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5일 울트라건설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참누리아파트에 대한 계약을 4일 마감한 결과 전체 1118가구(부적격 당첨자 70가구 별도) 중 75.2%인 840가구가 계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분양형별로는 112㎡ 77.5%, 146㎡ 71.5%, 187㎡ 100%, 232㎡ 80% 등이다.
울트라건설은 펀드 투자 손실과 대출 규제 등으로 계약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포기한 경우가 다수 포함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값이 하락하는데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중도금 유예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출조건이 금리 6.5%대의 이자 후불 방식이다 보니 대다수 계약자들이 자기 자금으로 중도금을 부어온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손실로 중도금을 내지 못하겠다며 연체하는 계약자가 많다"면서 "그러나 다른 계약자와의 형평성에 비춰 중도금을 유예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재언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펀드 1~2개 갖고 있지 않은 가구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펀드대란에 따라 시중 가용자금이 줄어들자 이는 곧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실물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