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침체, 선박펀드로 불똥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11.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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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UBS세계로선박특별자산2', 부실 발생 평가액 17% 상각

세계 경기 침체로 해운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선박에 투자하는 실물펀드로에 불똥이 튀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 4일 실물펀드인 '하나UBS세계로선박특별자산2'의 부실자산이 발생했다며 평가금액 37억8875만원의 17.21%인 6억5222만원을 상각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 2005년 5월 3일 설정된 4년 만기 폐쇄형 선박펀드다. 펀드로 모집한 자금을 선박사업자인 알스코(ALSKO)에 빌려주면 알스코는 선박을 구입해 해운사에 빌려주고 여기서 나오는 대여료(용선료)의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수익으로 분배하는 구조다. 수익률은 연 7.3%, 모집 당시 설정액은 81억원이었으나 만기까지 단계별로 중도 상환된다는 일정에 따라 현재 설정액은 41억4700만원만 남아 있다.



문제는 선박을 대여한 'C&라인'(옛 동남아해운)이 지난 달 10일 선박운항을 전면 중단하면서 임금이 체불되자 선원들이 법원에 선박 압류신청을 낸 것. C&라인은 지난 달 29일 자금난으로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된 C&그룹의 계열사다.

하나UBS 관계자는 "지난 4일 '하나UBS세계로선박특별자산2'로 약속한 이익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자산 매각에 필요한 충당금 적립분과 담보자산(선박) 평가가치 하락분을 반영해 펀드 자산을 상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하나UBS는 법률 자문 등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중으로, 일단 선박 압류를 푸는 게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관계자는 "2009년 5월 3일 만기일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선박 압류가 풀리면 선박을 회수해 다른 업체에 배를 빌려주거나 매각을 통해 이익 회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현 상태로 만기가 도래하면 상각 후 남은 31억3653억원이 투자자들에게 배분돼 10억원 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워낙 악화된 터라 이를 시작으로 선박펀드의 부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달 말 현재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최고점에 이르렀던 올해 5월보다 93% 급락했고 컨테이너 운임지수(HRCI)는 올들어 45.2%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자 기일이 안 되서 수면 아래에 있을 뿐 현재 투자자산 부실 규모가 더 큰 선박펀드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2년 이후 초호황을 누렸던 해운경기가 쇠퇴기로 접어들고 있어 특히 C&라인과 같은 중소형사 가운데는 부도를 맞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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