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오바마 랠리'… 다우 305p↑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05 06:46
글자크기

[뉴욕마감]대선일 최대 상승폭 "경기부양 기대"

사상 최고 투표율 기록 경신이 예상될 정도로 열띤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가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대통령 선거일에 증시를 정시 개장하기 시작한 1984년 선거 이후 대선일 주가 상승으로는 가장 큰 폭이다. 대선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0.3%였다.

美증시 '오바마 랠리'… 다우 305p↑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05.45포인트(3.28%) 상승한 9625.2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53.79포인트(3.12%) 상승한 1780.12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39.45포인트(4.08%) 급등한 1005.75를 기록, 지수 1000을 탈환했다.



개장초부터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리보(Libor), 미국 기업어음(CP) 금리가 연일 하락하며 자금시장이 안정되고 있음을 대변한 가운데 유럽 증시가 6일째 오르자 탄력이 강화됐다. 미대선이 이렇다할 문제 없이 진행되면서 매수세가 한층 강화됐다.



지난 9월 전체 제조업 주문이 2.5% 감소, 월가 전망치 (0.8% 감소)에 못미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잠시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지는 못했다.

월가는 벌써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대선 이후 정책 불투명성이 걷히고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프리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아트 호건은 "문제는 (대통령 선거 결과보다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단독 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압도적 다수인) 60석을 확보할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에너지-금융 지수 급등 견인

S&P500 구성 10개 업종 전체가 상승한 가운데 유가급등으로 에너지 관련 업종 주가가 크게 올랐다.
경기회복 최대 수혜업종인 금융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재무부가 7000억달러 구제금융 계획에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이 7.6% 급등하는 등 비은행 금융자회사를 둔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씨티, J.P모간, 뱅크오브 아메리카 등 주요 금융주들도 강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10% 이상 폭등,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면서 엑슨 모빌이 4.3% 뛰는 등 에너지주도 지수 급등에 기여했다.

◇ 유가 폭등, 달러는 급락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6.62달러(10.4%) 폭등한 70.53달러로 마감했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가 기록적으로 하락하면서 달러표시 자산인 유가의 급등을 초래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실제로 원유 공급 축소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유가 폭등의 원인이 됐다. 앞서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150만배럴 감산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감산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오후 3시54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3.45센트(2.73%) 급등(달러가치 급락)한 1.298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 하락률은 한때 2.8%에 달해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86% 올랐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희석돼 달러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의 경기지표가 심각한 침체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달러 약세에 기여했다.

엔/달러 환율은 0.67엔(0.68%)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9.80엔을 기록했다.

◇ 제조업 주문, 예상 보다 저조

미국의 지난 9월 제조업 주문은 예상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상무부는 4일 지난 9월달의 전체 제조업 주문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달 4.3% 감소에 비해서는 나았지만 0.8% 감소를 예상하던 블룸버그의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내구재 주문이 5.5% 감소했다. 이는 2년래 최대 감소폭이다. 에너지 관련한 예약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최고 투표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오후 3시 현재 미 전역에서 44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순조롭게 치러지고 있다.
이날 새벽 투표가 개시되면서 각 투표장에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오하이오주 먼로 카운티 같은 경우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이 이미 80%를 넘었고, LA의 오렌지카운트처럼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도시 지역도 오후들어 투표율이 30%를 넘어서는 등 투표 참가가 어느 선거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사상 최고 투표율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계상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선거는 무려 90년전 1908년 치러진 대선의 66%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