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2700% 마젤란펀드 비결은?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8.11.0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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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장기투자문화](1)끝나지 않는 위기는 없다

편집자주 -피터린치 운용 ..13년 연속 플러스 수익 -부화뇌동 투자자는 환매해 손해보기도

“펀드 투자로 2700%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선 과연 얼마나 걸릴까 ?”

최근 펀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도 “가능하긴 한 거냐?”, “비싼 밥 먹고 웬 헛소리냐!”는 반문과 질타가 쏟아질지 모른다. 당장 반토막 난 눈앞의 펀드 성적표를 보면 2700%란 수익률은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 만큼 상상하기 힘든 수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 투자로 270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은 가상이 아닌 엄연한 현실의 일이다. 이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는데 걸린 기간은 불과 13년. 바로 미국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사의 ‘마젤란펀드’의 기록이다. 이 놀라운 수익률을 올린 주인공은 ‘월가의 영웅’, ‘투자의 전설’ 등으로 불리는 피터 린치(Peter Lynch)다.



그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마젤란펀드를 운용하면서 2700%라는 전설적인 펀드 실적을 올렸다. 더욱 대단한 것은 13년간 단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987년 주가 대폭락 시기에도 피터 린치는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아직도 이 기록은 미국 내에서 깨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피터린치가 운용하는 마젤란펀드에 1억원 투자한 고객이라면 13년 만에 27억원을 번 셈이 된다. 20대 초반 사회에 나와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에 투자했다면 넉넉한 40대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 투자자중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자들도 있었다. 13년간 단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는데 왜 손실을 본 투자자가 생겨났을까? 바로 투자자들의 ‘부화뇌동’ 때문이다. 수익률이 좋았던 시기에 투자했다가 일시적으로 손실이 나자 참지 못하고 환매를 한 것이다.

결국 펀드 투자의 성패를 좌지우지한 것은 ‘장기 투자’다. 시황이나 단기 수익에 신경 쓰지 않고 투자기업과 펀드매니저를 믿고 오랫동안 꾸준히 투자한 것이 대박의 비결인 것이다. 피터 린치는 “주식으로 돈을 버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 겁을 내고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며 장기투자를 강조했다.

‘장기 투자=펀드 대박’이란 방정식을 입증한 펀드는 마젤란펀드만이 아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 펀드인 사와카미펀드도 1999년 설정이후 10년간 누적수익률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기간 니케이지수가 23.24% 하락한 점과 사실상 저금리 시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률이다.


이 펀드를 만든 사와카미 아스토 사와카미투신 사장은 펀드 투자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오랜 기간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며 장기투자를 역설한 바 있다. 단기 수익에 흔들리고 있는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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