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12월만기조합 해산못해 1600억 묶여

더벨 이승호 기자, 안영훈 기자 2008.11.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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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붕괴, 투자수익 회수 불투명..만기 및 청산기간 연장 쇄도

이 기사는 11월04일(14: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이 붕괴되면서 벤처캐피탈업계가 1600억원 이상의 투자금회수(EXIT)에 난항을 겪고 있다.



4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1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1개 벤처투자조합 중 영화와 드라마에 투자한 문화·영상투자조합 6곳을 제외한 15개 조합이 만기를 연장하거나 청산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5개 조합의 총 투자총액은 1599억원에 달한다.

이들 조합이 조합 만기 및 청산시기를 늦춘 이유는 투자금 회수방안인 기업공개(IPO)가 코스닥 시장의 붕괴로 원천 봉쇄됐기 때문이다. 특히 IPO에 성공한 기업 역시 주시시장 폭락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져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찾기 못하고 있다.



◇벤처투자조합, 만기·해산 '줄줄이' 연기

12월 만기도래한 벤처투자조합 중 70%는 벤처, 정보통신(IT)에 투자한 일반 벤처투자조합이다. 이들 조합은 2003년 12월에 결성된 5년 만기 투자조합으로, 원래는 오는 12월 해산총회를 열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청산을 마무리해야 한다.

벤처투자조합 한 임원은 "IPO 외에 마땅히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의 붕괴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급하게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제3자 매각이나 세컨더리 펀드에 헐값에 투자기업을 넘겨야 하는데 지금은 이조차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문화·영상투자조합은 일정대로 해산이 가능하다. 문화·영상투자조합의 특성상 하나의 영화나 드라마에 투자해 흥행 수익과 판권 수익 등을 투자 직후 바로 회수하기 때문이다.

벤처투자조합의 만기연장은 이미 지난 10월부터 시작됐다. 화이텍기술투자는 10월 말로 예정된 '화이텍 1호 창업투자조합(이하 화이텍 1호)'의 해산시점을 2년(2010년 10월)간 연장키로 결정했다. 투자금의 대부분이 투입된 현현교육과 엠엔비티의 기업공개가 내년에나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벤처투자조합들도 만기연장에 나선다. 국민연금에서 현 상황을 고려해 해산시점을 늦춰주기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03-7 소프트뱅크벤처조합'은 헐값에 조합을 청산하기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넥서스투자 (0원 %)와 엠브이피창투, 한미열린기술투자 등은 만기연장보다 청산시점을 늦추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들 회사들이 운영중인 투자조합들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출자를 받은터라 공단의 뜻에 따라 청산기간을 연장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최주열 넥서스투자 벤처투자본부장은 "올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투자조합 중 부품소재투자조합과 경남바이오투자조합은 각각 투자원금의 101%, 90%를 회수했다"며 "하지만 아직 청산을 못한 보유자산들이 많아 청산기간을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기 연장, 내부수익률(IRR) 하락도 '걱정'

벤처캐피탈들이 어쩔 수 없이 만기연장이나 청산기간 연장을 선택하고 있지만 속내는 답답할 지경이다. 벤처캐피탈의 역량을 나타내는 내부수익률(IRR)은 투자조합 운용기간을 연장하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벌어들이면 대략 IRR이 15% 수준"이라며 "7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벌어들이면 IRR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운용기간을 2년 연장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투자수익 100억원을 100% 회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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