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美대선 D데이…증시 반응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0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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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I·DXI 바닥권 확인 신호 감지...강력한 경기부양책 기대

11월 첫날 다우와 S&P500 지수가 하락마감하며 10월말 유종의 미를 거뒀던 것에 비하면 실망을 안겨줬다.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가 198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미국 10월 자동차판매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인 데 따른 경기침체 불안감의 표상이다.

그러나 미대선을 하루 앞두고 쉬어가는 모습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락이라고 해봐야 -0.06%와 -0.25%에 불과한 미미한 정도였고 후장 낙폭을 만회한 것에 오히려 점수를 줄 수 있는 일이다.



주가가 하락했지만 단기 골든크로스가 등장했다. 미증시에 비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 증시는 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불안감의 척도였던 각종 지표도 호조를 이어갔다.
달러리보금리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개월물이 16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선 밑으로 떨어졌다. TED(3개월물 달러리보와 미재무성증권 수익률의 차이) 스프레드도 2.42%로 3일째 하락했다.



변동성 지수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VXN(나스닥 변동성지수)은 지난달 7일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 5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 CDS(크레딧디폴트스왑) 금리는 3.13%로 5일 연속 추락했다. 호주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80선 돌파를 시도했다.

바닥을 넘어 심연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DXI(D램반도체지수)와 BDI(발틱건화물지수)가 반등을 시도하는 때가 등장하면 지표상으로는 특별히 우려할 일이 없어 보인다.

DXI는 지난 2006년말 최고치(4700선)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태다. 18일 연속 하락행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지만 최근들어 낙폭이 매우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치 하락행진을 이어가기 위한 의도적인 몸부림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데 낙폭 과다 호재를 기반으로 급반등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D램 반도체 주력상품인 1G D램가격이 1달러를 하회하는 공급과잉 국면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DXI의 반전을 쉽게 예상키 어렵지만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궁극적으로 반도체가격이 회생할 수 있는 일이다.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가 55만원선을 회복하면서 60만원을 돌파하는 시점이 DXI의 추세반전과 맞물릴 개연성이 높다.

BDI는 DXI보다 한층 심각하다. 올 5월 최고치인 1만2000선에 비해 10분의 1도 안 되는 850선까지 추락한 상태다. 세계 경기침체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고 중국 조선소의 본격적인 선박건조 등으로 벌크선사들의 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10,040원 ▼10 -0.10%), 대우조선해양 (31,300원 ▲700 +2.29%) 등 조선주가 사흘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게 비단 낙폭과다에 따른 반작용 뿐만은 아닐 것이다. 두차례나 1만선을 넘었던 것에 거품이 상당했다고 하더라고 3000선 밑의 BDI는 분명 극단적인 과매도 상태라고 보여진다.

10월 무역수지가 5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는 되레 부정적이다. 수출 증가세가 9월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칠 뿐 아니라 대중 수출이 2002년 2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게 이유다.

실물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판단 속에서 이번 증시 상승국면을 종목 처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실물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반등 이후 시장이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번 반등과정에서 보유종목을 슬림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어마켓 랠리의 포인트는 경기하강을 감내할 수 있는 종목과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차기 사이클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차트분석가인 유승민 연구원도 "보수적으로 본다면 단기 반등의 한계는 1200선,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1300선 전후"라고 전망했다.



900선을 일시적으로 밑돌았던 코스피지수가 1200선이나 1300대로 상승해봐야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고 다시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비록 전저점(892.16) 붕괴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IMF 외환위기와 마찬가지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 및 유럽증시와 달리 20일 이평선을 회복하지 못한 코스피지수가 이날 하락세를 보인다면 아마도 이같은 비관적인 주장은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될 지 모른다.
PBR(주당순자산배율) 1배 수준인 1250선조차도 고점이라면 앞으로의 증시는 청산가치가 더 높은 국면을 인정한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 실물경제지표 악화는 피할 길이 없다. 지난해까지 수년간의 주가 추세상승 국면에서 어떤 악재도 호재로 감싸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눈앞의 수치를 신봉하면서 실물경기 침체를 확언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정책공조는 보다 강화돼야 한다. 미대선을 기점으로 정쟁이 끝나면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면서 강력한 글로벌 부양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다음주말 G20 회담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의 등장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철저한 대책이 강구될 수 있는 일이다.



75bp의 금리인하, 한미 통화스왑협정 체결, 경제위기극복 종합대책이 모두 신선했지만 이것으로는 모자라다. 부동산관련 모든 규제를 풀지 않았으며 콜금리는 4.25%로 여전히 높다.
재정 또한 이정도의 지출로 악화될 정도는 아니다.
보다 선제적이고 보다 강력한 조치가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는 우려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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