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현 위기는 야구의 1회 불과"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11.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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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아니라 지출 늘려 버텨야… 한국 경제순위 바뀔 수도"

강만수 "현 위기는 야구의 1회 불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현재의 위기는 야구경기로 보면 9회 가운데 1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종합대책은 최악을, 지금 상황이 1회라는 것을 전제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앞으로 긴 터널이 있는데 막 들어온 것으로 위기는 한창 진행 중"이라며 "최악의 상태를 가정하고 철저히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이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지금은 금융 불안에 따른 1차 쇼크이며 앞으로 소비 타격에 따른 2차 쇼크, 자산감소 효과에 따른 3차 쇼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2∼3년 버티는 게 중요하고 버티면 경제 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지금이 1회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지위로 우리나라가 올라가느냐 밀리느냐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재정 건전성을 따질 때가 아니라 재정 지출을 늘려 버티는 데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정책도 물가가 하향 안정되고 있어 여력이 생겼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번 대책과 관련 강 장관은 "일본이 11조엔의 부양책을 내놨다가 두 달 후 추가 대책을 또 내놨는데 우리는 이번에 충분히 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능력의 100% 이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을 위해 대운하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설계에 시간이 걸리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적절치 않다"며 "내년부터 당장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사가 어려운 데가 있는데 내년까지 버티면 SOC 투자 확대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조원 가량 증액한 수정 예산안의 경우 "가능한 10일 이전에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수 재정부 차관은 "이번 부동산 대책은 시장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담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1가구 다주택 양도세 중과, 분양가 상한제 등에 대한 완화방안은 부동산 안정 정책 차원에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현재로선 이 두 가지 문제의 완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고 재건축의 이익 환수 정책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강남 3구의 부동산가격은 최근 안정됐으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과거 투기와 과열의 도화선이라는 점에서 투기지역 등에서 풀어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재건축 규제완화 등은 지자체들이 법률의 허용범위 내에서 조례 등을 개정해 시행할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완전히 합의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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