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소통 '은행·중기 커뮤니티'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11.0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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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함께 쓰는 우산'(3) 새로운 공존해법 찾는 은행·기업

# 컬러강판과 접착제, 폴리우레탄 제조업체 I사는 매출신장을 위해 난연단열재사업 참여를 고민했다. 이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 곳은 시중은행의 기업컨설팅팀이었다.

이 팀은 I사의 본사 및 공장을 오가며 사업전략 및 내부관리 개선방안들을 진단해줬다. I사는 이를 토대로 공장을 신축한 후 품질 안정화를 추진했다. 사업부제를 도입하고 임직원간 정기적인 경영설명회를 열었다.



그 결과 산업자원부 특허청 조달청 등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매출도 2006년 400억원에서 올해는 1500억원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사가 시중은행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커뮤니티가 계기가 됐다.

시중은행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한 이런 유형의 모임은 이제 은행과 기업이 서로 돕고 이해하는 상생경영의 모태가 되고 있다. 형식적인 모임이나 행사가 아니라 CEO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을 주는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은행들은 커뮤니티에 소속된 중소기업들에 유·무형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술력 있는 기업에 무담보대출을 해주거나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 긴급자금도 수혈해준다. 대기업이나 받을 수 있던 경영컨설팅도 무료로 제공한다. 중소기업들의 거래충성도를 높이고 성장속도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은행에도 큰 수익이 된다.

국민은행은 'CEO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기업금융 점포에서 10명 내외의 우량 기업고객을 선정해 월 1회 소모임을 개최하는데 1000명 넘는 회원이 활동 중이다. 모임을 통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최신 경제·산업·경영정보도 발빠르게 제공된다.

노무·세무·법률 관련 전문가를 추천해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근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연계해 경영뿐 아니라 개인자산관리 컨설팅, 가업승계 상담 등도 지원한다. 국민은행의 커뮤니티는 소수지만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커뮤니티 '우리비즈니스클럽'은 회원사와 은행간 끈끈한 유대관계가 특징이다. 가입 중소기업이 3000곳을 넘는다. 클럽 회원사가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봉착하면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해외 진출을 검토하는 업체에는 우리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국의 기업 및 시장현황을 조사해주기도 한다. 우리은행 고문변호사를 통한 법률·회계·경영 등의 자문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우량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윈·윈클럽'을 운영한다. 회원제 지원제도를 통해 기업과 동반 성장 및 복합거래를 유도해 실질적인 주거래은행이 되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주거래기업 중 신용도가 우량한 업체가 그 대상이다. 선정시 각종 수수료를 감면해주고 CEO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거나 각종 문화행사, 해외·산업시찰 연수 등에 초청한다.

신한은행에는 기업고객 경영자들의 모임인 'S-포럼'이 가장 활성화된 커뮤니티다. 은행장과 기업고객들과 정기적인 정보교류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장기거래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한아너스패밀리'(Shinhan Honors Family) 모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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