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PBR 0.7배가 뜻하는 것은?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1.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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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9>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가폭락, PBR 0.7배가 뜻하는 것은?


지금은 세계의 공통화폐가 달러다. 이번에도 미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다. 연초에 1680억달러나 되는 세금을 환급해주었다. 7000억달러 규모의 금융 구제안이 통과되었고 지금 열심히 돈을 풀고 있다.

유로지역에 달러 스왑을 통해 달러를 무제한 풀고 있고 유로 자체적으로도 2.5조달러 규모의 돈이 풀려나오고 있다.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에 쓴 돈이 4000억달러나 되며 연준에서 지금까지 상업은행에만 공급하던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TAF, TSLF PDCF 등을 통해서 2.5조 달러의 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금은 CP(기업어음)를 직매입하기 시작했다.

지난주에는 또다시 모기지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버냉키가 주장을 하고 있는데 4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줄 잡아도 6.2조 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집행되게 되는데 이 정도면 전세계 GDP의 12% 수준이며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지역 총통화 M2의 1/4에 달하는 양이다.

그만큼 돈이 늘어났다는 것은 우리 금고 속에서 돈의 가치가 증발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돈을 빼앗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생색을 내고 있다.

물론 유동성의 공급 자체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이제 그냥 둘 수 없는 입장이었고, 만약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막강한 유동성의 공급을 위해서 위기가 왜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언론을 통해서도 나오는 말이 없다. 단지 금융위기란다. 정말 화가 난다.

지난해부터 세계 시장은 위기를 빙자한 잔혹한 양털 깎기가 진행되었고 그 절정은 지난 10월이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자비한 자산가치의 하락은 우리나라 시장의 PBR을 0.7배수까지 하락하게 했었다.

PBR 0.7배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PBR이 0.7배수라는 것은 전체 자산에서 타인자본을 뺀 나머지 순자산의 가치의 7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즉, 그 회사 주식을 몽땅 사서 회사를 청산해 버리면 간단하게 30%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지금이 평상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이었다면 많은 국제 금융투기자본들이 앞 다투어 우리네 증시에 M&A를 시도하려 했을 것이다.

2000은 넘겼던 주가는 그렇게 저항한번 없이 900마저 깨버렸고 이제 희망은 없는 듯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주에는 미국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나라들에게서 예기치 않은 희망이 생기게 되었다.

앞서 거론했듯이 주간 상승률로서 미국은 30년래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닥에서 18% 가량 상승하면서 이틀 연속 선물 상한가라는 대 기록마저 세우게 되었다.(물론 두 번째 상한가는 장중에 풀렸지만)

그 이유가 뭘까? 투기자본들이 우리들을 불쌍하다고 생각을 했을까?

경제지표도 엉망인데, 그냥 화끈하게 내려도 충분히 누가 뭐랄 사람도 없을 텐데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 것일까? 시장상황이 충분히 암울해서 고의적인 하락을 더 시켜서 한 500포인트까지 내린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좀 더 찍어 눌러버린다면 좀 더 헐값에 양털 깎기가 가능 했을 텐데 어째서 이제 막 시작하려는 공포분위기를 슬쩍 돌려놓은 것일까?

금융투기자본에게는 자비란 있을 수 없다. 그 보다 훨씬 더 급한 일이 있었을 것이다. 급한 일이란...바로 달러화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특히 지난주에는 중국과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금까지는 별로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이들이 코너에 몰리자 너 나 없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달러를 버리자” 였다.

중국...만만치 않은 나라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의 사업가들이 승승장구했지만 중국에서는 그 나라의 돈을 벌어오는 것에 대한 승률이 무척 낮다. 오히려 깡통이 되어 나오는 사람이 벌어서 나오는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많다.

세계 3대 자본 중에 화교자본을 꼭 집어넣는 이유는 그들의 상술이 유대인의 상술에 버금가기 때문일 것이다.

수년전에 필자는 미국이 중국을 고사시키기 위한 도폭선을 은밀하게 장치해두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미국은 2005년부터 본국투자법을 가동시켜 중국에 투자된 자금을 모두 회수했었고 그 빈 공간에 2003년부터 잔뜩 발행된 일본 엔화를 집어 넣었었다.

엄청난 화폐를 발행하게 해서 중국에 투자하게 했고 미국은 이제 뭔가 위기를 만들어 돈이 회수되도록 만들면 중국은 곧장 IMF 신세가 될 것이란 계산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큰 타격을 받고 IMF 신세에 들어갈 것이라던 중국은 지금도 건재하다.

오히려 러시아 기업에 250억달러를 지원하고 원유 3억톤을 사기로 계약한 것은 물론이고 베트남과는 경제 개발을 위한 공동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신흥 산유국 카자흐스탄 등의 상하이 협력기구 회원국들에게는 장기 저리의 자금을 융자해주고 있다. 오랜 시간 미국의 충견이었던 일본 역시 정상 간의 핫라인까지 개설해두고 있다.

거참...6000을 넘기던 주가가 2000마저 깨고 부동산 값이 일부 지역에서 이미 절반으로 폭락했다면 우리 같으면 폭동이라도 일어나야 하는데 만만디의 중국은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온하게 보인다.

그들은 이번 15일로 예정된 G20회담에서 신흥국의 입장이 분명하게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달러화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브라질도 메르코수르에서의 자국화폐 사용을 강력하게 건의하고 있다. 달러화로 결제하게 될 경우 툭하면 달러 경색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는 것 보다는 그냥 그들의 화폐를 무역 결제에 사용해서 향후 있을 수 있는 위기로부터 벗어나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달러화는 너무 과도하게 보유하면 가치 하락이 심해져서 급락해버리고 그렇다고 조금만 보유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달러화 위기에 빠져 버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위험한 달러를 상업결제용으로부터 퇴출시키자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브라질과 2위의 무역 상대국인 칠레에게도 무역에서 각자의 화폐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건의했다. 이제 아르헨티나에 이어 칠레까지도 이런 달러화 배척운동에 동참하게 될 경우에는 남미 전 지역에서 달러는 무용지물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아예 유로화에 이어 루불화를 제 3의 화폐로 등극시키려고까지 하고 있다.(사실 러시아는 미국에게는 겁이 나는 상대는 아니다. 얼마 전에도 루불화가 휴지가 된 적도 있지 않은가? 슬라브 족은 잉글로섹슨에 비해 지적 능력이 약간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자원 민족주의로 시작한 푸틴의 막강한 돈줄은 과거 러시아의 위성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상업적인 거래에서 루불화를 사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런 흐름들이 최근에 갑자기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달러화 배척운동은 지난 10월 혹독한 위기를 겪게 되면서 생긴 또 하나의 블랙스완(Black swan)이었던 것이다.

어이없게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달러를 위해 시작한 금융 위기가 종국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달러를 잃게 될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지난 주초로 돌아가보자. 지난 주초부터 우리네 시장을 급등시켰던 것은 경제지표의 호전이 아니었다. 선물에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보여주게 만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연준과의 통화스왑이었다.

그날 우리와 같은 날 비슷한 조건으로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한 브라질과 멕시코 싱가포르는 모두 합해서 전 세계 GDP의 6.1%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소위 금융 허브로서 너무도 중요한 거점적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자칫 방치해둘 경우 중국 일본 한국 대만으로 이어지는 통화스왑계약으로 인해 동북아의 달러화 지배체제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이미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미국과의 교역규모는 이제 겨우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이미 20%를 넘고 있다.

이지 전체 무역규모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와 원화를 동시에 쓰자는 제의를 하게 된다면 어찌될까?

또한 브라질과 멕시코는 남미 경제의 맹주이다. 아직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고 국가 신용등급 상 직접스왑이 불가능한 국가들이지만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따질 때는 아니었다.

즉, 그렇게도 강만수 장관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스왑을 해달라고 떼를 써도 거절 당했었고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으로는 미국 FRB와의 직접스왑을 성사시킬 확률이 1%도 안된다며 포기하려 했었던 것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던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 위기에 빠져 CDS 프리미엄이 699까지 치솟았던 우리나라는 딱 사흘 만에 300BP가 급강하해서 이제 곧 평상 수준으로 복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것을 기사회생이라고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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