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 '세계경제 구하기' 발벗고 나섰다

유일한 기자, 안정준 기자 2008.11.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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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중국·인도 대대적 부양정책… '글로벌 침체 막을까' 주목

-친디아, 빠르고 강한 금리인하 등 부양 정책
-경제성장 둔화에 물가는 안정, 추가 부양에 힘실려
-세계 성장 20% 차지, 글로벌 금융위기 '구원' 주목


선진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이머징마켓까지 전염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유례없이 강력한 부양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친디아'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는 전세계 성장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성장 엔진으로, 두 나라의 경기성장까지 둔화될 경우 글로벌 침체의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역으로 적절한 부양 등을 통해 인도와 중국이 이번 금융위기에서도 큰 타격없이 건재함을 과시할 경우 전세계 경기하강의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친디아 당국의 경기부양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유례없는 부양책..빠르고 강하다
지난주 인도중앙은행(RBA)은 기준 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8%에서 7.5%로 내렸다. 2주새 2번이나 인하했다.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은 6.5%에서 5.5%로 내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은행들의 국채 보유 비율을 25%에서 24%로 조정했다. 시중에 유동성을 풀기 위해 은행 시스템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 내놓았다. 이는 경기성장이 꺾이고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RBA는 지난달 1.2조달러 규모의 인도 경제는 내년 3월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7.5%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해 전에는 9% 성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난 29일 기준 금리를 6.93%에서 6.66%로 인하했다. 중국의 통화정책은 미국 연준(FRB)과 보조를 취하는 형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9월15일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하자 6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하더니 10월8일에도 연준과 주요국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통화 팽창을 단행했다. 두 달 새 세 차례에 걸쳐 총 81bp를 내렸다. 3.3조달러 규모인 중국 경제는 지난 3분기 9% 성장으로 후퇴했다. 5분기 연속 성장세가 둔화됐다. 수출과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 엔진, 잘 굴러갈까
블룸버그통신은 3일 두 나라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통화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미 성장이 둔화되는 신호가 있다며 서둘러 부양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긴박함은 친디아 당국자들의 입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게 정부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수출장려금을 올리고, 주택 매입 비용을 줄이는 한편 기간 설비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재무장관도 지난달 의회에 대해 "지금이 부양정책을 동원할 적절한 시기"라고 촉구했다. 인도는 2.4조루피(490억달러)의 추가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중심의 총체적인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아시아 정부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금리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디아의 금리인하가 경계없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화통신은 3일 북경대학교 경제연구센터 주관 세미나에서 17개 연구기관이 4분기 성장률을 9.1%(3분기 9%)로 전망했다며 이같은 경기둔화에 따라 금리인하가 4분기에만 두 세 차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9%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더 힘을 얻고 있다.

송궈칭 북경대 경제연구센터 교수는 "9월 들어 수출입 가격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하락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국제경제 둔화로 국제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리인하도 지속 전망
금리인하는 친디아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0.3%로 20bp 인하한 데 이어 호주 중앙은행은 4일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무려 100bp 내려 6%로 조절했다. 이는 1992년 이후 최대폭 인하였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은 6일 회의를 열고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금리를 인하한 한국 대만 홍콩 역시 추가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ING그룹의 금융시장 분석 부문 대표인 마크 클리페는 "경제활동이 전세계적으로 파국상태(dislocation)를 보임에 따라 당국자들은 보다 혁신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통화 팽창 정책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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